[시사의창=최진수기자] 우리 민족의 시혼(詩魂)이 깃든 고창이 또 한 번 전통문화의 중심으로 빛났다. (사)대한시조협회 고창지회(지회장 양완수)가 지난 24일 고창문화원 다목적체험관에서 개최한 ‘제23회 고창 전국시조경창대회’가 전국 시조인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제23회 고창 전국시조경창대회 / 고창군 제공
 
이번 대회는 평시조부, 사설시조부, 대상부 등으로 나뉘어 전국 각지의 시조창 명창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뤘다. 단순한 경연을 넘어, 시조라는 고유의 정서와 예술혼을 공유하는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
이번 대회는 (사)대한시조협회 고창지회가 주관하고 고창군이 후원했으며, 수준 높은 심사와 열띤 경쟁 끝에 전북특별자치도지사상(대상부 장원상)의 영예는 전주시의 김정덕 씨에게 돌아갔다. 김 씨는 절제된 운율과 깊은 정서를 겸비한 시조창으로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상금 200만원의 부상이 수여됐다.
양완수 고창지회장은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창 행사가 아니라, 민족의 혼이 담긴 시조창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전통문화예술의 원형을 지켜내고, 이를 계승할 새로운 인재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전국시조경창대회를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시조창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도 “시조는 조상의 숨결이 담긴 언어예술이며, 고창은 그 맥을 이어온 살아 있는 문화의 터전”이라며 “참가자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우리의 전통이 지금 이 순간에도 숨 쉬고 있다. 이번 대회가 과거의 유산을 넘어 미래 세대와 소통하는 문화축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창은 예로부터 시조와 가곡, 판소리 등 우리 전통 성악예술의 요람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시조인들의 경연을 넘어,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국에서 모인 시조인들은 경연이 끝난 뒤에도 고창읍성 일대와 선운산을 배경으로 한 즉흥 시창(詩唱)을 이어가며, 시조창의 울림을 전북의 가을 하늘에 퍼뜨렸다.
이번 대회의 의미는 단순한 수상자 명단을 넘어선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정신문화의 근원인 시조를 통해, 잊혀가는 전통의 맥을 다시 세우고 현대사회 속에서 문화적 자긍심을 되살린 자리였기 때문이다. 전통예술이 단순히 보존의 대상이 아닌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미 전국 시조계의 중심지로서, 고창을 비롯해 남원·정읍 등지에서 전통예술의 토대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이번 대회는 그 흐름을 다시 확인시켜준 상징적 무대였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조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 공동체의 혼, 그리고 언어의 품격이 살아 있는 문화예술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고창이 있다.
이날 대회장을 찾은 한 시조인은 “이토록 많은 시조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말의 운율을 새기고 음률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고창이야말로 우리 전통예술의 심장”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다. 오늘의 현실 속에서, 그 가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일이다. 고창의 시조인들이 보여준 울림은 바로 그 ‘새로운 전통’을 예고했다.
이번 제23회 고창 전국시조경창대회는 고창이 단순한 지역 문화의 중심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통예술의 심장으로 다시 뛰고 있음을 증명한 자리였다. 시조의 맥을 잇는 이들의 음성이 고창의 가을 하늘을 울리며, 그 여운은 오랫동안 전북특별자치도의 문화사에 기록될 것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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