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는 지난해보다 하루 늦은 10월 22일 오후 3시에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Vulnerable)’으로 지정된 흑두루미 73마리가 순천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2일 흑두루미 73마리가 순천만 갯벌에서 휴식을 취하고있다.

[시사의창 = 신민철 기자] 가을 정취가 깊어가는 10월, 순천만 하늘 위로 반가운 손님들이 날아들었다.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Vulnerable)’으로 지정된 흑두루미 73마리가 지난 22일 오후 3시, 순천만에 도착한 것이다. 지난해보다 하루 늦은 귀환이지만, 순천만을 잊지 않고 다시 찾은 흑두루미의 날갯짓은 지역 생태계의 건강함을 알리는 신호로 반가움을 더했다.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국제적 보호종으로, 전 세계 개체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7,600여 마리가 순천만을 찾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계심이 높던 흑두루미가 사람과의 신뢰를 쌓으며 불과 20m 거리에서도 관찰되는 등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현실로 다가왔다.

순천시(시장 노관규)는 2009년부터 62ha 규모의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를 조성해 안정적인 서식지를 확보해왔으며, 2026년까지 안풍들 일대 전봇대 49본을 철거하고 환경 저해시설 없는 50ha의 추가 서식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 12월에는 흑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행동패턴 연구를 진행, 과학적 보호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리는 ‘흑두루미 국제심포지엄’에서는 IUCN 가입 도시로서 순천시의 자연기반해법(NbS) 실천 사례와 기후변화 대응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공유할 예정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흑두루미가 어김없이 순천만을 찾아 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며 “순천만이 철새들에게는 안전한 쉼터, 사람들에게는 자연과 공존의 희망공간이 될 수 있도록 보전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금빛 갈대밭 위로 큰기러기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 철새들도 속속 도래하고 있으며, 지난해 복원된 큰고니 서식지에서는 올해 첫 큰고니가 관찰되는 등 순천만 생태복원 사업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신민철 기자 skm1006@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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