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사람들의 하루와 지역의 변화, 군민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 희망의 조각을 찾아 적어왔다. 행정의 한 구석에서, 농부의 손마디 위에서, 그리고 이름 없는 이들의 미소 속에서 나는 '진실'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배웠다. 하지만 기사만으로는 바뀌지 않는 현실이 있다는 것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말해야 하지만, 또 누군가는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제 기사를 넘어 실천의 길 위에 서기로 결심했다.

박현섭씨

내 삶의 뿌리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자리한다. 고(故) 박응양, 나의 조부님이시자 대한민국 산청의 독립운동가였다. 조부님은 1919년 3월 22일, 산청읍 장날에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일제 헌병의 군도에 귀와 팔을 절단당하는 참상에서도 끝까지 만세를 외쳤던 분이었다. 부패한 세상에 맞서 자신을 던졌던 한 인간의 결단이 내 가문의 시작이었다.

그 희생의 피가 내 안에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내게 무겁고도 성스러운 책임이었다. 나는 조부님의 삶을 통해 '지도자가 무엇으로 서야 하는가'를 배웠다. 권력이 아니라 양심으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기록이 아니라 실천으로 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부님는 한쪽 귀와 팔을 절단당했지만, 나라를 되찾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 희망이 지금의 나를 그리고 오늘의 거창을 지탱하고 있다."

언론인이 된 후에도 나는 늘 그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다. 사실을 기사화하는 일은 곧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며, 사회의 거울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수많은 행정현장을 취재하며 '말로만 행정'을, '눈에 보이는 치적만 쫓는 행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언론이 감시하던 그 기준으로, 이제는 행정을 바꿔보자고. 조부님이 나라를 위해 팔을 바쳤듯, 나 또한 거창의 미래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내어놓고 싶다고...

언론인에서 군민의 대변인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조부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거창의 진심을 실천으로 옮기고자 한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말보다 행동이 필요하다. 나는 이제 언론의 한계를 넘어서, 실천의 길 위에 서서 지역사회를 위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러한 결단이 거창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조부님의 희생과 결단을 기억하며, 거창의 진심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거창은 크고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주민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 노인이 외롭지 않고 청년이 희망을 말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비전 아래, 거창의 행정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경청하는 행정으로, 지시하기보다 함께 걸어가는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 따뜻한 복지, 그리고 사람을 존중하는 정책이 거창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한 언론인은 "행정은 '권력의 언어'가 아닌 '공감의 언어'로 다시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거창의 진정한 힘은 군청 안이 아닌, 들판과 시장, 그리고 마을 골목길에 있다는 것이다.

언론인으로서 그 현장을 오래 지켜보며 비가 오면 밭으로 나가는 농민들, 눈이 내리면 제설작업을 돕는 자원봉사자들,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이 지역의 진짜 품격을 발견했다.

진정한 리더십은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 군민의 삶을 함께 짊어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진정한 리더십은 말의 높이가 아니라 군민의 눈높이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하며, 조부님께서 보여준 희생의 정신을 오늘의 실천으로 되살리고자 한다.

청렴한 행정, 책임 있는 결정, 그리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거창의 내일을 세우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조부님께서 나라를 위해 귀와 팔을 내어놓으셨다면, 나 자신도 지역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겠다고 다짐한다. 이러한 다짐은 그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거창인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는 나라를 위해 싸운 용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지역을 위해 헌신할 용기가 필요할 때라고 본다.

나는 여전히 언론인이다. 그러나 이제는 기사로만 세상을 바꾸지 않으려 한다. 기사가 실천이 되고 실천이 희망이 되는 거창, 그것이 그가 꿈꾸는 현재와 미래다. 말보다 행동으로, 권위보다 책임으로 군민의 삶 가까이에서 함께 걷는 진심으로 거창의 길을 다시 열고 싶다.

조부님의 희생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듯 그의 실천이 내일의 거창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기사에서 실천으로, 그리고 군민의 삶 속으로 그 길 위에서 오늘도 펜을 들고 동시에 두 발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