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의 남부안농협과 제주특별자치도의 조천농협이 고향사랑기부제를 매개로 상호 기부를 실천하며, 단순한 교류를 넘어 ‘농협 간 상생과 지역 연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번 기부는 농협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로 평가된다.
남부안농협-제주조천농협, 고향사랑기부금 상호 기부 / 부안군 제공
지난 20일, 부안군청은 남부안농협(조합장 최우식)과 제주조천농협(조합장 김진문)이 각각 300만 원씩, 총 6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상호 기부했다고 밝혔다. 두 농협은 2022년 체결된 자매결연을 계기로 상호 교류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기부는 그 연대의 실질적 결실로 주목받고 있다.
남부안농협은 제주조천농협 방문단의 부안 방문 일정에 맞춰 이번 상호기부 행사를 추진했다. 행사는 단순한 의전 차원을 넘어, 지역과 지역, 농협과 농협이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실질적 협력의 장으로 마련됐다.
최우식 남부안농협 조합장은 “농협 간의 우정이 진심 어린 기부로 이어져 더욱 뜻깊다”며 “지역 농협이 각자의 고향을 위해 나서면서도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진문 제주조천농협 조합장은 “제주의 따뜻한 정을 담아 부안에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겠다”고 화답했다.
■ 고향사랑기부제, 지역과 지역을 잇는 ‘사회적 다리’
고향사랑기부제는 2023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개인이 자신의 고향이나 응원하고 싶은 타 지역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조합 대 조합’이 상호기부를 통해 상생의 의미를 확장한 것은 흔치 않다.
부안군은 이번 기부를 “제도의 본질을 가장 잘 구현한 사례”로 평가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지역 간 연대와 상생을 실천하는 제도”라며 “농협 간 협력이 지역 공동체 회복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농협의 역할, 지역 공동체의 중심으로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 농민의 삶을 지탱하고, 지역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번 상호기부는 ‘지역 농협이 곧 지역의 얼굴’이라는 점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남부안농협은 부안의 농산물 경쟁력 강화와 농촌 고령화 대응에 집중하고 있으며, 제주조천농협은 지역특산물 유통과 청년농 육성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두 조합은 서로의 강점을 공유하며, 농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노력을 약속했다.
양측 조합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 여건, 농협 경영 방향, 미래 비전 등을 공유하고, 정기적인 인적·물적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청년농업인 지원, 지역 농산물 상호 판매 확대, 농촌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 추진 등이 논의됐다.
■ 부안군의 고향사랑기부제 운영, ‘체감형 복지’로 진화
부안군은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주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어르신 목욕비 지원사업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 ▲야생벌 보호 프로젝트 등이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단순히 예산 집행에 그치지 않고, 기부금이 다시 지역민의 삶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야생벌 보호사업’은 지역 농가의 수분 활동 안정화와 생태계 보전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며, 부안형 고향사랑기부제의 대표적 성공 모델로 꼽힌다.
■ 지역 상생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남부안농협과 제주조천농협의 상호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나눔을 넘어, 지역 간 신뢰와 협력의 상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두 농협이 보여준 ‘따뜻한 동행’은 각 지역의 농업이 처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북돋우며 함께 살아가는 길이 있음을 보여줬다.
부안군 관계자는 “이 같은 사례가 전국 농협으로 확산된다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진정한 의미의 지역공동체 회복 운동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행정과 민간, 농협이 함께 가는 협력 모델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의 연대는 단지 농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지역을 잇는 마음의 다리’다. 부안과 제주, 서로 다른 땅이지만 같은 농심(農心)으로 묶인 이들의 상호기부는 한국 농업이 지닌 따뜻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협력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역 상생의 새 전범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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