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금품수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세 번째 공판이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이번 재판에는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와 법정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속행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명 씨와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등기부상 대표였던 김태열 씨를 증인으로 불러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명태균 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한 뒤, 그 대가로 같은 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받을 수 있도록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명 씨가 ‘정치적 거래’를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 측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명 씨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전달했을 뿐이며, 공천 과정에 영향을 미친 적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정치적 대가나 금전적 거래가 없었고, 모든 의혹은 과장된 추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와 별개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도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여사가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이를 통해 약 8억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의혹으로, ‘영부인의 주가조작 연루’라는 상징성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컸다.
또한 김 여사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고가의 목걸이 등 약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특검은 해당 금품 수수가 단순한 선물이 아닌 ‘대가성 있는 부정 청탁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개인 비리 사건을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권력의 사유화 논란과 정치적 영향력 행사의 실체를 규명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판은 김 여사 개인의 사법적 책임뿐 아니라, 권력의 사적 이용 여부를 가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김 여사 측은 “모든 혐의는 근거 없는 정치적 공세이며, 사실관계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명확하게 입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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