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믿음기자]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이 지난 19일(토) 홍범도공원에서 개최한 제13회 고려인의 날 기념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광주시와 광산구, 재외동포청, 적십자광주전남지사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고려인마을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내외 고려인동포와 시민 1,0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고려인 전통음식 나눔, 중앙아시아 공연단의 무용과 음악, 시상 및 감사장 수여, 장학금 전달, 나눔 행사 등이 어우러진 감동의 축제로 펼쳐졌다.
행사는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시작됐다. 이어 고려인청소년오케스트라가 ‘아리랑’을 연주하며 민족의 정서를 울렸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고려인민속공연단은 화려한 전통무용과 음악을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중앙아시아의 강렬한 색채와 정서가 어우러진 공연은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의 아픔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고려인의 정신과 예술혼을 되살리며 큰 감동을 전했다.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이 지난 19일(토) 홍범도공원에서 개최한 제13회 고려인의 날 기념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행사는 김경림 고려인문화관 해설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식 선언과 내빈 소개에 이어, 마을 발전과 공동체 화합에 기여한 인물들에게 다양한 상과 감사장이 수여됐다.
광주광역시장상은 문빅토르(미술관장), 이믿음(GBS고려방송 편집국장), 광산구청장상은 최비탈리, 유가이발레르, 장인나, 국회의원상은 박나탈리아, 리조야, 리리자 이어 공동체 발전과 봉사정신을 실천한 인사들에게 표창장과 감사장이 전달됐다.
표창장은 조정희(고려인어린이합창단장), 이지현(고려인마을지역아동센터장), 고가영(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감사장은 송창영(광주대 교수), 기형근(고려인한방진료소), 윤혜영(광산구의원), 오형현(산부인과 원장), 명재일(내과 원장)이 수상했다.
이날 수상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노력으로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광주 고려인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알리고 있는 주민관광청 해설사들에게도 감사장이 전달됐다. 수상자는 권이순, 김숙자, 김정순, 노윤정, 허자영, 박명희, 박복희, 박소영, 박윤미, 송주영, 안연수, 이민희, 이부형, 임용기, 정진산, 정춘단, 천관길, 최경화, 최은라, 최창인, 김경림, 유희란 등 총 22명이다.
또한 마을 공동체를 이끌며 고려인 마을의 발전에 힘써온 고려인마을 지도자들에게도 감사장이 수여됐다. 문클라브디야를 비롯한 23명의 지도자들이 수상했으며, 이들은 오랜 세월 마을의 화합과 봉사, 문화 계승에 헌신해온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보성군 복내면민회(회장 윤정관)가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했다. 수혜자는 프로첸코 티무르, 김에두아르드, 김아르뚜르, 김키릴, 겐 비올레타, 권키릴, 문발레리아, 헤가이키라 등 8명으로, 고려인 차세대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윤정관 회장은 “고려인 청소년들이 조상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세계 속에서 빛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의 장학금 전달식은 세대 간 연대와 희망을 상징하는 따뜻한 장면으로 남았다.
행사장에서는 지역사회의 나눔이 이어졌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쌀 10kg 235포대를, ㈜한별투어 최창인 대표는 밀가루와 여행용 가방, 캐리어 등을 후원했다. 이러한 따뜻한 후원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돕는 연대의 상징이 되었으며, 마을 주민들에게 큰 위로와 기쁨을 전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기념사에서 “고려인의 날은 과거의 고난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축제”라며 “고려인의 정신은 결코 꺼지지 않았고, 광주 고려인마을은 세계 속의 고려인 공동체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의 행사는 고려인의 역사, 문화, 보훈, 신앙, 그리고 사랑이 한데 모인 화합의 장”이라며 “이 축제를 통해 고려인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세워가겠다”고 말했다.
공식행사 후에는 마을 기관과 주민들이 참여한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아리랑가무단, 노인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고려인청소년문화센터 등의 축하무대가 펼쳐졌다.
또한 문빅토르 미술품 특별전과 고려인문화관의 한글문학기획전이 함께 열려, 예술과 문학을 통해 고려인의 정체성과 역사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아울러 올해로 13회를 맞은 고려인의 날은 고려인 공동체의 뿌리와 자부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제 광주 고려인마을은 지역을 넘어 세계 속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날의 축제는 “고려인의 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증명한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됐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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