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결박당하는 한국인 추정 현장 근로자 ©연합뉴스


[시사의창 2025년 10월호=박근하 변호사] 1980년대 대학가 시위 현장에서는 ‘양키고홈’이란 구호가 언제나 있었다. 그것은 1980년대 광주 민주 항쟁에서 보여준 미국의 역할을 보면서 미국은 대한민국이나 제3세계 국가의 민주화와 인권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정권의 성격이 인권을 탄압하는 군사 독재 정권이라도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동맹으로서 인정하면서 미국에 초대하여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인준’을 해 주기 때문에 80년대 대한민국과 서구 지식인들은 미국의 그런 이중적인 잣대와 위선에 대해서 비난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게 미국은 특별한 국가였다. 1950년 6·25 전쟁 때 16개국의 유엔국을 조직 파병하여 팔도 산하에 피를 같이 흘리는 혈맹으로 대한민국을 자유 체제로 지켜주었으며, 그 후 대한민국에 대규모 경제지원과 원조로 보릿고개를 넘어서 지금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는 조력을 하였다. 이에 대한민국의 기성 정치와 언론 지식인들은 지금도 미국에 대해서 함부로 적대시하는 구호나 언론, 정치적인 메시지를 보내지 아니하였고 대다수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정서는 위와 같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1기 트럼프가 발족하면서 스스로가 기존 전통적인 동맹국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미국 제일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정책의 기조로 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을 흔들었고, 2기 트럼프 정권하에서는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정책 기조 위에서 관세 폭탄으로 FTA 하의 기존 자유무역질서의 판을 뒤집고 미국 우위의 일방적인 무역 관세 정책을 만들고 있다. 이젠 국제 외교나 국제 통상무역 질서에서 합의와 그 성실한 이행, 그리고 주권 국가에 대한 예의와 같은 전통적인 국제 관행은 없어지고 있으며 미국일방주의에 대한 ‘순응이냐 거부냐’라는 2가지의 선택 조항만을 강요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 대상이 혈맹이든 아니든 그저 미국의 탐욕과 욕망의 대상 국가이다.
2025년 7월 30일 한국과 미국은 관세 협상의 큰 틀에 합의하고, 자동차 품목에 대해 25% 대신 15%의 단일 관세를 적용하기로 발표하였지만, 그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언론에 잘 알리지 않았다. 이제 발표된 것은 대한민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라는 대규모 투자를 하고, 투자 수익을 투자금 회수 전에는 50:50, 회수 이후에는 90%(미국):10%(일본)으로 배분한다는 일본식 모델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과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한국의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너는 돈을 내! 그 돈을 어디 사용할지는 내가 결정할게…. 그리고 돈 잃어도 내 책임 아니야. 왜냐하면, 투자니까!!! 그리고 투자로 인한 수익은 절반씩 나누고, 네가 원금 회수하면 90% 수익금은 내 것이야.’

이것이 미국이 요구하는 관세 협상과 결부되는 투자 협상이다.
친구 사이에 이런 투자를 요구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는 더는 친구도 아니고 그냥 ‘미친놈!’이란 욕을 들어도 될 것이다.
그런데 국가 대 국가, 그것도 동맹이란 국가를 대상으로 이런 협상도 아닌 관세를 무기 삼아 협박과 강요를 하는 미국이란 나라는 과연 국가로서의 정체성이 있는지? 동맹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더욱이 2025년 9월 4일 미국은 장갑차와 헬기까지 동원하여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하여 현지 한국 근로자 300명을 공개적으로 수갑과 쇠사슬로 포박하여 버스로 싣고 가는 야만스러운 모습을 전 세계에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모습은 과거 고려나 조선이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와의 전투에서 패하여 포로로 끌려가는 병정들의 모습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것으로 21세기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끔찍하고 수치스럽고 무서울 뿐이다.
이제 미국에겐 대한민국은 우방도 혈맹도 아닌 그저 탐욕과 수탈의 대상일 뿐이다. 국가로서의 대상도 아닌 그저 ‘현금지급기’와 같은 경제 동물일 뿐이다. 그렇게 미국은 대한민국을 취급하였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는 지금까지 이런 미국의 폭압적인 무역 관세 정책에 대해서 협상을 지연시키며 국익을 우선시한다는 기조 아래 당당히 대응하고 있다.
손뼉을 치면서 응원을 한다. 이러한 현 정권의 대응 기조에 대해서는 여야도 없고 진보와 보수도 없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큰 협상이요 사태이다.
이런 탐욕스럽고 일방주의적인 국제 정세 하에서 대한민국은 단일한 대호로 국익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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