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 창=이두섭 기자] 손용수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 평창동에서 열린다. 작가의 전시 《1독의 전형과 화학적 독경》은 청각의 시각화, 그리고 시간이 배어드는 신앙의 은유를 실험한다. 구약성경의 텍스트는 디지털화되어 비프음과 버저음으로 변환되고, 그 신호 속에서 포비돈액이 바닥의 러그 위로 떨어지며 스며든다. 소리와 액체, 신호와 화학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작가는 ‘배움’과 ‘깨달음’의 본질적 차이를 탐구한다.

행하신 일 #18 손용수

AI의 학습은 빠르고 정확하지만, 그것은 단지 정보의 축적일 뿐이다.반면 인간의 배움은 느리고 불완전하며, 그 느림 속에서 언어는 무의식에 배어들어 신앙적 체험으로 변한다. 손용수 작가는 이 느림의 과정을 포비돈의 낙하와 증발, 얼룩의 번짐으로 시각화한다.

행하신 일 #18 손용수


‘화학적 독경’은 단순한 시청각 설치가 아니라 시간의 퍼포먼스이다.한 방울씩 떨어지는 액체의 리듬은 기도의 호흡처럼 반복되고, 비프음의 신호는 현대적 독경으로 울린다.결국 이 작품은 묻는다.“속도의 시대에, 진정한 배움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행하신 일 #18 손용수

그 질문이 남긴 잔향이 바로, 손용수 작가가 말하는 배어듦의 시간이다. 작가의 작품은 2025년 10월 13일(월)~10.19(일)까지 갤러리 평창동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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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섭 기자 artistart5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