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 창=이두섭 기자] 손용수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 평창동에서 열린다. 작가의 전시 《1독의 전형과 화학적 독경》은 청각의 시각화, 그리고 시간이 배어드는 신앙의 은유를 실험한다. 구약성경의 텍스트는 디지털화되어 비프음과 버저음으로 변환되고, 그 신호 속에서 포비돈액이 바닥의 러그 위로 떨어지며 스며든다. 소리와 액체, 신호와 화학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작가는 ‘배움’과 ‘깨달음’의 본질적 차이를 탐구한다.
AI의 학습은 빠르고 정확하지만, 그것은 단지 정보의 축적일 뿐이다.반면 인간의 배움은 느리고 불완전하며, 그 느림 속에서 언어는 무의식에 배어들어 신앙적 체험으로 변한다. 손용수 작가는 이 느림의 과정을 포비돈의 낙하와 증발, 얼룩의 번짐으로 시각화한다.
‘화학적 독경’은 단순한 시청각 설치가 아니라 시간의 퍼포먼스이다.한 방울씩 떨어지는 액체의 리듬은 기도의 호흡처럼 반복되고, 비프음의 신호는 현대적 독경으로 울린다.결국 이 작품은 묻는다.“속도의 시대에, 진정한 배움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 질문이 남긴 잔향이 바로, 손용수 작가가 말하는 배어듦의 시간이다. 작가의 작품은 2025년 10월 13일(월)~10.19(일)까지 갤러리 평창동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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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섭 기자 artistart5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