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부안군립농악단, 2025년 정기발표회 홍보 이미지(부안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이 오는 10월 17일(금) 오후 6시 30분, 부안예술회관 2층 공연장에서 ‘2025 부안군립농악단 정기발표회’를 연다. 올해 공연의 주제는 ‘고풍감래(鼓風甘來)’, 곧 “북소리와 풍악으로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름처럼, 이번 무대는 한 해 동안 부안군립농악단이 쌓아온 기량과 예술적 깊이를 군민 앞에 고스란히 펼치는 자리다.
부안군립농악단은 2016년 창단 이래 부안농악의 정통성과 생명력을 지켜온 지역 대표 예술단체다. 부안의 농악은 단순한 연희를 넘어 공동체의 결속과 화합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군립농악단은 전국 각지의 경연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대상 수상, 전주대사습놀이 농악 부문 입상 등 전국무대에서 연이어 성과를 거두며 부안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올해 정기발표회에는 총 32명의 단원이 참여한다. 각자의 악기와 장단, 몸짓과 소리를 통해 농악 본연의 흥과 멋을 풀어낼 예정이다. 특히 부안농악 특유의 구성미와 공동체적 신명을 담은 ‘부안농악판굿’과 다양한 개인 놀이가 어우러져 관객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북소리와 징, 꽹과리, 장구의 합주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공동체의 숨결이자 삶의 리듬이다.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단순한 전통 재현을 넘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지향한다. 전통문화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지금의 삶 속에서 새롭게 숨 쉬기 위해서는 ‘보는 문화’에서 ‘함께 즐기는 문화’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신념이다. 이를 위해 이번 공연에는 관객과 함께하는 참여형 연희도 일부 구성돼 있다. 무대 위와 아래가 하나 되는 순간, 농악의 본래 정신인 ‘화합과 신명’이 완성되는 셈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부안농악은 단순한 전통 예술이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체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문화유산”이라며 “정기발표회를 통해 군민이 함께 전통예술의 생명력을 느끼고,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안군립농악단의 활동은 단순한 공연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지역 축제와 행사,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등에서도 활발히 참여하며 전통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특히 농악단의 연습 과정은 그 자체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의 학교’ 역할을 한다. 악기 소리가 울리는 부안군립농악단 연습실은 매번 새로운 세대의 호기심과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젊은 단원들이 베테랑 연희자들의 손끝과 발놀림을 배우며, 전통의 맥을 직접 잇는 것이다.
사진 - 부안군립농악단, 2025년 정기발표회(부안군 제공)
이처럼 부안군립농악단의 존재는 지역 문화자치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전통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두지 않고, 현재 속에서 ‘살아 있는 문화’로 되살리는 일. 그것이 바로 부안군이 추진하는 문화정책의 핵심이며, 농악단의 정기발표회는 그 결실을 보여주는 무대다.
‘고풍감래’라는 주제에는 단순한 공연 타이틀 이상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북(鼓)과 풍악(風樂)은 예로부터 공동체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상징이었다. 농경사회에서 농악은 노동의 피로를 덜고,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삶의 리듬을 맞추는 공동체의 의식이었다. 부안군립농악단은 바로 그 정신을 오늘날의 무대 위에서 되살리고 있다.
이번 정기발표회는 전통예술의 생동감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된 무대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단순히 옛 것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감각에 맞춰 연출과 조명을 세련되게 다듬었다. 또한 지역 예술인과 청소년 연희단체도 일부 협연에 참여해 세대 간의 조화와 전승의 의미를 더한다.
군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의 관람객들까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공연은, ‘부안의 문화력(文化力)’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리가 될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일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부안군립농악단의 꿋꿋한 발걸음은 그 긴 여정의 한가운데서 ‘부안의 소리’를 전국에 울리고 있다.
한 해의 결실을 담아내는 북소리가 울리면, 관객의 가슴속에도 오래된 흥이 깨어날 것이다. ‘고풍감래’ 북소리와 풍악으로 즐거움이 오는 그 순간, 부안은 전통의 힘으로 다시 한번 살아 숨 쉬게 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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