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 채널 캡처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온라인상에서 자경단 역할을 자처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텔레그램 '범죄와의전쟁' 채널 운영자 '천마'가 두 달 전 국정원관계자 및 수사기관과 접촉한 것을 밝혔다. 천마는 최근 발생한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 씨(22)납치 살해사건과 관련한 여러 정보를 최초로 공해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지난 8월, 캄보디아 깜폿주에서 실종된 20대 박고 씨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처음 소식을 전한 곳은 ‘천마’였다. 박모 씨가 현지 조직에 의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는 영상이 채널에 올라오면서 한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공식 기관의 발표보다 며칠 앞서 이미 ‘천마’의 채널에는 관련 인물들의 이름, 여권 사진, 숙소 내부 사진까지 ‘증거’처럼 공개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그의 행동을 ‘정의구현’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사적 제재’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부보다 먼저 움직인 그에게 환호했다. “형님, 감사합니다.” “한국인의 자존심입니다.” 채널의 대화창은 이런 메시지로 끊이지 않았다.

캄보디아서 숨진 경북 출신 대학생 박모 씨로 추정되고 있는 사진./텔레그램 화면 캡처


그런 그가 마지막이라는 뉘앙스의 글을 다시 공개했다. 천마는 10월 13일(월) 오후 2시 53분, 올린 글에 이미 두 달 전 국정원 관계지로부터 수차례 도움 요청을 받아 8월 25일 경북청 수사팀장, 수사관 및 국정원 관계자 2명과 미팅을 진행했으며, 일정에 없던 협조조사까지 하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던 당시의 증거와 대화내역 등 협조조사 당시 현장에서 피해자인 대학생 박모 씨(22)에게 마약 강제투약을 시켰던 조선족과의 통화연결 및 통화내용을 실시간 공유시켰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대학생 박모 씨(22)를 폭행해 숨지게 한 용의자로 지목한 B씨는 앞전 23년도 대치동 마약음료사건의 주요 인물이자 공범은 현지에서 26년형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공유했다는 점과 이미 수사기관에서도 쫓고 있던 인물이라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캄보디아로 사망한 대학생 A씨를 보냈던, 현재는 검거되어 구치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홍준석에 대해서도 최초로 제보했던 이가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천마가 올린 육성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목소리를 두고 해당 채팅 속 등장하는 또 다른 남성이 숨진 대학생 박모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L씨가 분명하다는 대화 내용이다./텔레그램 캡처
천마가 올린 육성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목소리를 두고 해당 채팅 속 등장하는 또 다른 남성이 숨진 대학생 박모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L씨가 분명하다는 대화 내용이다./텔레그램 캡처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보도내용은 결과적으로는 ‘사적제재 우려’라는 프레임으로 본인을 이슈화하는 것 같다며 강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실제 다수의 언론보도내용을 보면, 채널 운영 방식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법적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며, 사적 제재나 과도한 정보 공개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천마는 수많은 언론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최초 제보자이자 정보제공자인 자신의 공익제보에 대해서 상당수의 언론보도를 보니 ‘사적제재 우려’라고 쓰는 것은 분명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언론이 직접 목숨 걸고 취재하면 알 것”이라며 더 이상 해당 내용에 대해서 지룬 혹은 연락을 받지 않을 것“이라 말하면서 글을 마쳤다.

한편 천마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왔던 대학생 박모 씨 사망과 관련한 다수의 글이 현재는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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