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의원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경마가 ‘건전한 스포츠’로 자리 잡기엔 여전히 난제가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고창군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경마이용자 현황을 종합한 결과, 주 이용층이 10여 년째 특정 집단에 고착돼 국민의 일반적 여가로 확장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이용자 구성의 편중과 ‘소액·가족형’ 이용문화의 부재라는 지적이다.

한국마사회가 2024년 4,900명을 대상으로 성별·연령·학력·가구소득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성별 구성은 남성 85.2% 대 여성 14.8%로 격차가 극심하다. 2010년 이후 추세와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고, 2023년 대비 남성 비중은 1.2%p 늘고 여성은 1.2%p 줄어 이용자 다변화가 더딘 양상이다. 연령대는 60대 44.9%, 50대 31.5%, 70대 이상 12.0%로, 50대 이상이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절대 다수를 이룬다. 반면 20~40대는 합계 11.6%(40대 7.6%·30대 2.5%·20대 1.5%)에 머물러 향후 수요 기반이 취약하다는 한계가 드러난다.

학력 분포도 고착적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60.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문대 14.2%, 대학 재·졸 23.5%, 대학원 재·졸 2.2% 순이다. 2023년과 비교하면 고졸 이하 비중이 약 7%p 상승했고 전문대 이상은 7%p 하락해 ‘교육수준의 다양화’ 역시 후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구소득별로는 월 500만원 미만이 75%로 우세하며, 그 가운데 300~500만원 미만 33.7%, 200~300만원 미만 23.5%, 100~200만원 미만 12.2%가 뒤를 잇는다. 500~700만원 미만 15.4%, 700~1,000만원 미만 5.0%, 100만원 미만 5.3%, 1,000만원 이상 4.8%의 분포를 보였다. 2023년 대비 500만원 미만 비중은 4.3%p 줄고 500만원 이상은 4.3%p 늘었지만, 여전히 중·저소득층 편향이 뚜렷하다는 점은 변함없다.

윤 의원은 “경마가 축산·말산업에 기여하고 사회공헌도 하고 있지만, 사회 인식은 여전히 ‘도박’에 방점이 찍혀 있다”며 “건전한 스포츠로 전환하려면 남녀노소와 소득·학력 구분 없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과 연인이 함께 찾을 수 있는 쾌적한 경마장 조성, 과도한 베팅을 억제하고 참여 장벽을 낮추는 마권 소액구매 문화의 정착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풀의 다양화’가 관건이라고 본다. 첫째, 경마장의 물리적 환경을 야외 피크닉형 좌석, 유아·노약자 편의시설, 문화공연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전환해 여가형 체류 경험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베팅 중심에서 관람·학습·체험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경주 이해 교육’, 초보자 가이드, 데이터 리터러시 제공 등 책임 이용 장치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셋째, 소액·한도형 구매정책을 생활화하고, 고액·빈번구매에 대한 자가진단·쿨링오프·자율배제 등 안전장치를 상시화해 과몰입을 차단해야 한다. 넷째, 청년·여성·가족층을 겨냥한 ‘낮 시간대·비성수기’ 프로그램과 지역축제 연계를 통해 경마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해법이다.

결국 경마의 지속가능성은 ‘도박 이미지’에서 ‘스포츠 관람·문화 여가’로의 질적 전환 속도에 달려 있다. 관람 동기와 현장 경험을 새로 설계하고, 베팅 규모를 생활권 수준으로 낮추는 정책이 결합될 때 이용자 저변이 넓어지고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이 체질개선의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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