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믿음기자]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이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고려인 동포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한가위 잔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일 오전 11시 고려인마을 노인돌봄센터에서 진행되었으며, 고려인 동포 어르신과 마을 지도자, 고려인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행사장은 마을지도자들이 준비한 시루떡, 찰떡, 술떡, 증편, 송편, 잡채, 샐러드, 떡갈비 등 전통음식의 향기로 가득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증편과 먹음직스럽게 쌓인 찰떡들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했던 고려인들이 고향을 그리워 하며 만들어 먹던 음식들이다.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이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고려인 동포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한가위 잔치를 열었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조부모 세대가 꿈에 그리던 조국의 땅에서 동포들과 한자리에 모여 명절 음식을 나누는 순간,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오래된 그리움이 미소로 번졌다.
그들에게 이번 추석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잃어버린 고향의 향기와 사람의 온기를 되찾는 시간이었다.
잔치는 10월 생일을 맞은 어르신들을 위한 축하 무대로 시작됐다. 마을이 준비한 케이크와 축하 노래가 울려 퍼지자, 어르신들은 손을 맞잡고 “조국 땅에서 이런 생일을 맞게 될 줄 몰랐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진 ‘사랑의 음식 나눔’ 시간에는 고려인마을 봉사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명절 음식을 함께 나누며, 가족처럼 웃고 이야기하는 따뜻한 정이 오갔다.
특히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어르신들이 직접 부른 고려인 민요와 이국적인 노래,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전통춤 공연이 이어지며 현장은 한층 더 훈훈한 정으로 물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고려인마을과 지역사회가 함께 준비한 생필품과 선물세트도 어르신들에게 전달됐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고려인 어르신들은 고향을 떠나 낯선 조상의 땅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조국 땅에서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의 가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은 2000년대 초반 3-4가정의 고려인 동포가 민족차별과 경제난을 피해 국내 입국,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정착하며 형성된 작은 마을에서 출발해, 현재 7천여 명의 독립유공자 후손 고려인동포들이 살아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을공동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마을지도자를 중심으로 어르신 돌봄, 무료급식, 청소년교육, 의료·법률지원, 역사유물전시관 등 40여개 기관들을 설립 운영하며, ‘역사와 문화, 나눔이 공존하는 마을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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