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특검보들과 함께 현판식을 가졌다.
이날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 걸린 현판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알려진 A씨의 집무실과 재단 사무실, 그리고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정권 초반 인사 청탁 논란을 둘러싼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강제수사를 통해 A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사이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실제로 수사관들이 확보한 1m 크기의 금고 속에는 각종 서류와 물품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 특검이 수사력을 집중하는 만큼 향후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윤석열 정부 초기 국가교육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을 본격적으로 규명하려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 측에 금거북이와 같은 고가의 선물을 건네며 자리를 청탁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김 여사가 인선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에는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발견되었고, 이 전 위원장의 비서 역시 수사 대상에 오른 바 있어, 특검이 확보한 물적 증거와 진술이 맞물리면서 수사 강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이번 사안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특검은 일련의 정황과 확보한 증거물들을 근거로 김 여사의 관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 전 위원장이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일 결국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이를 수리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정권 초기 인사 과정 전반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다만, 특검 관계자는 시사의창에 현재까지 A씨가 참고인 신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이배용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했던 전력이 있으며,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역사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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