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마틴 뉴욕증권거래소 회장(검은색 드레스)이 응웬 티 프엉 타오 비엣젯항공 회장을 맞이하고 있다


[시사의창=원희경 기자] 비엣젯항공이 미국 시장을 향한 두 개의 엔진을 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린 마틴 NYSE 그룹 사장과 만나 월가 상장 가능성을 타진한 데 이어, 미주 직항 노선 추진을 공식 의제로 올리며 네트워크와 자본조달을 동시에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타오는 NYSE 방문 일정에서 상징적 타종식에도 참여하며 구체적 행보를 부각했다.

이번 뉴욕 행보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인도식 직후였다. 비엣젯항공은 지난 21일(현지) 보잉 딜리버리 센터에서 200대 규모 계약 중 첫 기체인 737-8을 인도받았다. 베트남 르엉 끄엉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행사로, 미·베트남 항공거래의 상징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직항 노선 추진의 관건은 기단이다. 비엣젯항공은 단거리·중거리 수요에 737-8을 투입하는 한편, 장거리 직항 실현을 위해 광동체 도입 옵션을 검토 중이다. 올해 파리 에어쇼에서 A321neo 최대 150대와 A330neo 20대를 추가로 묶었고, 보잉 787 계열 구매도 협의 테이블에 올려둔 상태다. 이는 미주 직항을 위한 운용 스펙을 채우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응웬 티 프엉 타오 (Nguyen Thi Phuong Thao) 비엣젯항공회장이 뉴욕증권거래소에 방문했다.


자본시장 전략도 병행한다. 타오는 뉴욕에서 “글로벌 자본조달 창구를 넓히겠다”는 취지를 밝히며, 자신이 상임부회장을 맡는 HDBank와의 동반 상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두 회사 모두 호치민거래소의 대표 지수인 VN30 구성 종목으로, 해외 상장이 현실화하면 유동성 확대와 기관투자자 기반 강화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NYSE의 흡인력도 매력 포인트다. 거래소 자체 집계 기준 상장 네트워크의 시가총액은 약 28.8조 달러로 집계된다. 올해 상반기 신규·후속 공모에서만 610억 달러 이상이 조달되며 회복세를 확인했다. 대형 자본 풀과 브랜드 파급력이 결합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베트남 대표 항공·금융 듀오에게는 최적의 무대다.

한국 시장과의 결속도 강화되고 있다. 비엣젯항공은 현재 서울·부산·대구를 잇는 12개 한–베 직항 네트워크를 운용 중이며 주간 300편 이상을 띄워 레저·비즈니스 수요를 함께 흡수하고 있다. 미주 노선이 열리면 환승·연계 수요까지 흡수하는 ‘허브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NYSE에서 타오를 맞이한 인물은 ‘회장’이 아니라 ‘사장’ 직함의 린 마틴이다. 마틴은 2022년부터 NYSE 그룹 사장을 맡아 왔으며, 기술 백그라운드를 앞세워 상장·거래 생태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비엣젯항공이 월가와 손잡는다면, 이는 항공산업과 금융시장 간 교차 확장의 또 다른 사례가 될 전망이다.

결국 비엣젯항공의 ‘뉴욕–미주 직항’ 투트랙은 기단 확장과 자본시장 접근을 한 묶음으로 관리하는 실행 전략에 가깝다. 첫 보잉 인도로 점화한 성장 드라이브를 광동체 도입과 상장 시나리오로 이어가면, 베트남 항공·금융의 글로벌 존재감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원희경 기자 chang-m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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