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습생 열 명 중 여덟 명은 월경을 안 해요.” 엔터사 신인개발팀 관계자의 말이다.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새벽 2시에 귀가하는 삶. 다이어트를 위해 일주일 동안 물만 마시는 ‘아이들’이 엔터테인먼트 왕국에는 넘쳐난다. -본문 중에서-
[시사의창=편집부] 케이팝 소재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 역대 누적 시청 수 1위에 오르고, 이재명 대통령이 방송에서 관련 대담에 참여하는 등 케이팝을 향한 국내외의 관심이 뜨겁다. 케이팝은 이제 대한민국 대표 문화 산업이 되었고, 기획사들은 아이돌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해외 현지에 적용해 그곳에서 아이돌을 직접 만들어 데뷔시키고 있다. 이는 케이팝 특유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까지 조명하게 했는데, 아티스트에 대한 학대 논란 등으로 아이돌·연습생의 인권 문제가 불거졌다.
한편 아동 성 상품화 논란으로 편성이 취소된 한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의 경우는 미성년자가 다수인 엔터업계가 그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교육학적으로 지도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아이돌·연습생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혹독한 트레이닝, 불공정한 전속계약과 정산 문제,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 등은 과거부터 엔터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 아이돌은 제도적으로 ‘아동·청소년’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동시에 법적으로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형국이다.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은 어린 나이부터 연습생 생활을 해온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문제부터 산업 전반을 탐색하며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르포르타주다. 탐사보도 전문 전다현 기자가 직접 아이돌, 연습생, 업계자, 변호사, 평론가, 팬덤, 국회의원 등 관련자 40여 명을 만나고 취재하면서 쉬이 드러나지 않던 케이팝 내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케이팝의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마주하게 하고, 더 나은 문화 산업을 위한 고민과 상상을 시작할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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