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여봉사단_미용봉사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서울 송파구 마천2동 골목에서 요즘 가장 바쁜 이름은 ‘다모여봉사단’이다. 4월 문을 연 이 모임은 청년과 결혼이민자가 앞장서 일상을 바꾸는 실천을 이어가며, 지역 봉사의 판을 갈아엎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봉사단의 뼈대는 기존 50~60대 여성 중심의 활동과 다르다. 남성 6명, 여성 19명 등 총 25명으로 꾸려졌고, 30~40대 비중이 높다. 미용사, 학생, 주부, 통·번역사까지 직업군도 다양해 움직임의 폭이 넓다. 동네 어려움을 함께 풀며 관계망을 촘촘히 잇는 게 이들의 방식이다.

핵심 프로그램은 ‘나눔텃밭’이다. 구유지에 5구획을 일구고, 결혼이민자들이 고향 채소를 직접 심는다. 봄에는 고수와 공심채를, 가을·겨울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를 키운다. 수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은 저소득 가구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밥상으로 곧장 향한다. 지난 7월 4일에는 월남쌈, 공심채 볶음, 오이탕탕이를 만들어 취약 가구 어르신 50명에게 전달해 여름철 입맛을 살렸다. 인근 텃밭을 분양받은 주민과 아이들도 외국 작물 수확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다문화 교류가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다모여봉사단_나눔텃밭 활동


생활 돌봄도 촘촘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10시~정오에는 미용 봉사를 연다. 전문 기술을 가진 단원들이 어르신에게 컷트·염색·펌을 무료로 제공한다. 머리 손질 하나만으로도 지갑 부담을 덜고, 말동무가 되어주는 시간까지 더해져 생활 만족도와 정서적 지지가 커진다.

올해 봉사단은 서울시 공모사업에 선정돼 반찬 나눔과 생활 지원을 ‘지역특화’로 밀어붙이고 있다. 동네 필요를 먼저 묻고, 가능한 것부터 해내는 로컬 맞춤형 접근이 체감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행정과 마을, 다양한 출신 배경의 청년이 손을 맞잡을 때 봉사는 ‘행사’가 아니라 ‘일상’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다모여봉사단을 “청년과 다문화 구성원이 지역 수요를 정확히 짚고 실천하는 새로운 봉사 모델”로 평가하며, 주민 참여와 교류 기반의 공동체 활성화를 확대 지원하겠다고 했다. 작은 텃밭에서 시작된 다국적 레시피와 가위질이 이웃의 밥상과 마음을 데우며, 마천2동의 봉사 문화 지형을 서서히 바꾸고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송파구 #마천2동 #다모여봉사단 #청년봉사 #다문화 #결혼이민자 #나눔텃밭 #미용봉사 #반찬나눔 #독거어르신 #지역공동체 #로컬봉사 #사회적네트워크 #마을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