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부안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순차 실시 홍보 포스터(부안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부안군이 올가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돌입했다. 매년 반복되는 계절성 유행병이라지만, 이번 접종에는 눈여겨봐야 할 변화가 있다. 단순한 접종 행정이 아니라, 국제 보건 기조 변화와 국가 백신 정책 전환이 맞물린 현장인 까닭이다.

■ 고위험군 보호 최우선

국가 무료 지원 대상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후 6개월에서 13세 어린이, 임신부, 그리고 65세 이상 어르신이 그 주인공이다. 부안군은 관내 25개 위탁의료기관에서 전국과 동시에 접종을 시작했으며, 9월 22일부터 2회 접종 대상 아동이 먼저 주사를 맞았다. 이어 9월 29일에는 1회 접종 아동과 임신부가, 10월 15일부터는 75세 이상 고령자가 접종을 시작한다. 70~74세는 10월 20일, 65~69세는 10월 22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부안군 자체사업이 더해진다. 보건소와 지소·진료소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심한 장애인, 국가유공자,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지원한다. 또한 14세에서 64세까지의 일반 군민에게는 1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유료 접종 기회를 제공한다. 이른바 ‘사회적 보호망 강화’ 차원이다.

■ 단순 축소가 아닌 최적화

올해 접종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전환’이다. 지금까지 사용되던 4가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반인의 눈에는 “왜 한 가지가 줄었느냐”는 단순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백신 효과를 저해하는 축소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B형 Yamagata 바이러스다.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실제 유행이 확인되지 않은 이 항원을 4가 백신에서 제외한 것이 3가 백신이다. WHO와 질병관리청은 이 변화를 ‘최적화된 조치’라 명명한다. 불필요한 항원을 빼고, 실제 유행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만을 겨냥한다는 뜻이다. 즉, 효율성과 안전성을 강화한 선택이지 후퇴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박찬병 부안군 보건소장은 “질병관리청의 권고에 따른 조치로, 군민 여러분은 혼란 없이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 참여율과 신뢰 확보

백신은 제도가 아니라 참여율이 성패를 가른다. 특히 고위험군이 제때 접종을 받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부안군은 위탁의료기관과 보건소, 지소·진료소를 연계해 접종망을 촘촘히 짜고 있으나, 관건은 군민의 접종 인식과 참여 의지다.

더구나 3가 백신 전환은 여전히 일부 주민에게 “효과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정확한 정보 제공과 불필요한 불안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단순 홍보가 아니라 ‘보건 행정에 대한 신뢰 구축’이라는 본질적 과제다.

■ 예방은 선택이 아닌 의무

인플루엔자는 해마다 수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는 대표적 계절 감염병이다. 특히 노인, 아동, 임산부 등 면역 취약층에게는 치명적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이 앞장서 예방접종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방파제를 세우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방심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한 적극적 동참이다. 군민 개개인의 접종 참여가 모여 올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을 막는 강력한 울타리가 된다.

올해 부안군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단순히 주사 한 방으로 끝나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국제적 보건 권고와 국가 정책이 반영된 최적화 조치이며, 지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백신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공동체의 의무”, 이 명제를 군민 모두가 가슴에 새겨야 할 때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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