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고창 고추 품종평가회1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고추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시금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고창군 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2025년 고추 품종 평가회’에는 군 관계자, 고추 재배농가, 고창명품고추연구회 회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사에는 특히 고창농협 유덕근 조합장이 참석해 행정-농가-농협 협력 구조의 핵심축을 확인시켰다.
“품종만으론 안 된다… 판로와 브랜드가 승부처”
고창군은 전국 5위 고추 주산지로, 2300여 농가가 656㏊에 달하는 면적에서 고추를 재배한다. 이번 평가회에서는 8개 품종의 △내병성 △숙기 △과장 △신미도 △착과성 △색택 등을 비교·평가했으며, 농가가 직접 선호도를 조사해 현실성이 더해졌다.
그러나 유덕근 조합장의 발언은 현장의 무게 중심을 바꿔 놓았다. 그는 “좋은 품종을 고르는 건 시작일 뿐, 시장에 팔리고 제값을 받을 때 비로소 농민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며 농협의 책임을 강조했다. 즉, 품종 경쟁력은 곧 유통 경쟁력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덕근 조합장의 실적으로는 유통망·브랜드 강화
유 조합장은 취임 이후 줄곧 유통 안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써왔다.
공동 출하체계 강화가 산발적으로 흩어진 농가 출하를 묶어 ‘농협 공동브랜드’로 판매하면서 가격 교섭력을 높였다.
건조·저장 시설 확충에는 농민들이 제때 고추를 건조·보관하지 못해 손실을 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 주도로 현대식 건조·저장시설을 확충했다. 이 조치만으로도 농가의 연간 손실액이 크게 줄었다.
브랜드 ‘고창 명품 고춧가루’ 육성이 단순히 원료 고추를 파는 것이 아니라, 가공품인 고춧가루를 농협 브랜드로 출시해 시장에 내놓았다. 이는 고창 고추를 ‘원물’에서 ‘가공 명품’으로 끌어올린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유 조합장은 이번 평가회에서도 이 같은 과거 성과를 기반으로, 품종 선택과 유통 전략을 연결시키는 “현장형 해법”을 제시했다.
농가 신뢰의 배경 “말뿐인 농협 아니다”
고창 고추 농민들이 유 조합장을 신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농협을 행정의 하청기관이 아닌, 농가의 ‘버팀목’으로 세웠다. 실제로 고추 가격이 폭락했던 해에는 농협이 앞장서 가격 안정 자금을 투입해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했고, 매년 반복되는 판로 문제에도 농협 주도의 ‘수급조절’과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했다.
한 농민은 이번 평가회에서 “군청과 연구기관은 좋은 품종을 알려주지만, 우리 입장에서 결국 믿고 의지하는 건 농협”이라며 “유 조합장이 있어야 고창 고추가 명품으로 팔린다”고 말했다.
군과 농협, 상호 보완적 ‘투트랙 전략’
오성동 고창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품종평가회를 통해 농가가 우량 품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힌 데 이어, 유덕근 조합장은 “농협은 그 결과물을 시장에서 팔리도록 책임지겠다”고 맞장구쳤다. 이는 고창 고추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트랙 전략이 명확히 정립된 순간이었다.
즉, 군은 품질과 기술, 농협은 유통과 브랜드를 맡아 상호 보완 구조를 갖춘 것이다.
고창 고추 산업의 진짜 성패는 이제 명확하다. 군이 품질을 지키고, 농협이 판로를 책임지는 구조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농협과 유덕근 조합장의 리더십이 빠지면 고창 고추의 명품화는 절반짜리에 불과하다.
고창 고추가 전국적 명성을 얻은 배경에는 ‘좋은 품종’만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을 농협 브랜드로 시장에 내놓고, 농민의 소득으로 연결시킨 전략적 실행력이 있었다. 유 조합장은 그 중심에 서 있다. 평가회 이후에도 그의 농협이 어떤 구체적 정책과 지원을 내놓느냐가 곧 고창 고추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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