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월곡동 ‘역사마을 1번지’ 고려인마을이 지난 14일 감동의 선율로 물들었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카자흐스탄에서 온 고려인 비단길합창단이 고려인마을 중심에 위치한 홍범도공원에서 특별 공연을 펼친 것이다.

이번 공연은 광주 고려인마을이 주최하고,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과 ‘알마티 고려인문화원’이 주관했으며 사랑의 열매와 광산구청이 후원했다. 비단길합창단은 고려인의 강제이주 역사와 실크로드를 따라 이어진 문화의 흐름을 예술로 담아내는 합창단으로, 이날 무대에서 〈씨를 활활 뿌려라〉, 〈고려인 구전가요 망향가〉, 〈우스리스크 편지〉, 〈신흥무관학교 교가〉, 그리고 〈아리랑〉 등을 선보이며 큰 울림을 남겼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카자흐스탄에서 온 고려인 비단길합창단이 고려인마을 중심에 위치한 홍범도공원에서 특별 공연을 펼쳤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관객들은 숨죽여 귀 기울였고, 특히 〈고려인의 노래〉와 〈아리랑〉이 울려 퍼질 때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한 어르신은 공연 후 “노래 속에서 잃었던 조국의 향기와 청춘의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무대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언어와 문화를 지켜낸 선조들의 피와 땀, 희망을 담은 살아 있는 역사였다.

공연은 광주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의 밝고 순수한 무대에 이어 진행되며 세대를 잇는 ‘화합의 합창’으로 완성됐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공존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비단길합창단은 고려인마을 둘레길을 따라 고려인문화관, 문빅토르미술관, 중앙아시아테마거리, 홍범도공원 등을 둘러보고, 고려인마을특화거리에서 전통음식을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박균택 국회의원, 신수정 광주광역시의회의장, 김명수 광산구의회의장, 윤혜영·박미옥·김영선 의원, 이동섭 따뜻한한반도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이사장, 김선영 광산구 이주민정책과장, 최종순 고려인마을활성화팀장,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 정진산 주민관광청 해설사회장과 해설사들,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 김순흥 전 광주대 교수 등 지역 인사와 마을지도자 등 200여 명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비단길합창단의 광주 공연은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석한 고려인마을 주민들도 "광주 고려인마을에 울려 퍼진 비단길합창단의 선율은 80년 전 강제이주의 아픔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희망의 노래, 공존의 노래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며 "광주공연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고 말했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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