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음악회 포스터


[시사의창=원희경 기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야외테라스가 낮시간 콘서트 홀로 변신한다.

everything(아이갓에브리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점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이 박물관 관람객과 인근 직장인을 위한 ‘가을 정오의 음악회’를 마련했다.

기획의 초점은 발달장애 연주자의 무대 경험 확대와 시민의 문화 향유, 그리고 장애 인식 개선에 있다. 회차별 러닝타임은 30분으로, 점심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공연은 9월 19일(금) 12시 30분 ‘가을맞이 카페 콘서트’, 10월 9일(목·한글날) 14시 ‘한가위 국악콘서트’, 10월 24일(금) 12시 30분 ‘10월의 어느 멋진 콘서트’ 순서로 진행한다. 각 무대는 아트위캔 소속 발달장애 연주자들이 중심이 되어 테마에 맞춘 클래식·대중음악·국악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역사박물관점은 국립박물관 내 첫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로 문을 연 매장이다. 광화문광장과 경복궁이 한눈에 들어오는 3층 테라스 뷰가 특징으로, 야외에서 커피와 함께 음악을 즐기기 좋은 공간 특성이 이번 콘서트와 맞물렸다.

아트위캔은 이 매장에서 발달장애 바리스타 4명을 채용해 실무 경험과 직무 역량을 키우고 있다. 운영 철학은 ‘무대와 일자리의 선순환’이다. 무대에서 성장한 아티스트의 자존감이 매장의 서비스 품질로 이어지고, 매장의 안정적 일자리가 다시 예술 활동을 뒷받침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역사박물관점은 지난 8월 8일 개소했으며, 개소 당시에도 ‘국립박물관 최초’라는 상징성과 사회적 가치가 주목받았다.

브랜드 ‘아이갓에브리씽’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16년 정부세종청사점을 시작으로 공공·민간과 손잡아 중증장애인 바리스타의 양질 일자리를 확장해 온 모델이다. 2024년 말 100호점을 돌파했고, 2025년 들어서도 신규 점포가 잇따르며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고용을 결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야외 테라스를 품은 국립박물관 카페, 낮 30분의 짧은 콘서트, 발달장애 아티스트의 실연이 결합한 이번 프로그램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일상 속 문화’를 체감하게 하는 실험이자,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낮추는 공공 문화공간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무대다. 무엇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9일 국악 공연은 가족 단위 관람에 어울리는 구성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물관의 일상 풍경과 시민의 점심시간 사이, 음악이 놓일 자리를 제안하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

원희경 기자 chang-m1@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아이갓에브리씽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아트위캔 #발달장애연주자 #가을음악회 #광화문테라스 #국악콘서트 #장애인일자리 #바리스타 #사회적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