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고창군, 서해안(새만금-목포) 철도 건설사업, 국가철도망 반영촉구 업무협의회(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을 비롯한 서해안 5개 시·군이 한목소리를 냈다. 서해안철도 건설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시키겠다는 의지다. 군산·부안·고창·영광·함평 등 호남 서해안 5개 지자체가 모여 협의체를 꾸리고, 중앙정부와 국회를 향한 전방위적 설득전에 나섰다. 지역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 아래, 이제 서해안철도는 더 이상 ‘지역 민원’이 아니라 ‘국가 과제’임을 공론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교통망 확충 넘어 국가 발전축으로”

11일 오전, 영광군청에서 열린 ‘서해안철도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5개 시·군 협의회’는 각 지자체 단체장과 부단체장, 관련 실무자들이 총출동해 현실적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지역의 추진 현황 보고와 함께 대정부 공동 전략, 여론 형성 방안, 정책 제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인사말에서 서해안철도의 국가적 의미를 강조했다.
“서해안철도는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축을 형성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5개 시·군이 뜻을 모아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고 반드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서해안철도의 전략적 가치

군산 새만금에서 전남 목포까지 이어지는 서해안철도 노선은 전북과 전남을 관통하며 서해안권 전역을 하나의 경제벨트로 묶는다. 이 노선이 완성되면 관광 활성화, 물류 효율화, 에너지 산업 확대라는 세 축이 동시에 강화될 전망이다.

새만금 신항만과 연계한 물류 거점 기능, 부안·고창의 관광자원과 연결된 지역경제 활성화, 영광·함평의 에너지 클러스터와 연동되는 산업적 시너지는 전국적인 파급력을 가진다. 전문가들 또한 서해안철도가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상생 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방의 생존권” 걸린 문제

서해안철도가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지 못할 경우, 서해안 지역은 또다시 교통 소외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지역민의 교통 편익 차원을 넘어, 지방의 성장 기회를 잃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교통 인프라의 부재는 곧 지방 소멸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5개 시·군은 서해안철도 건설을 “지역 이익이 아니라 국가적 당위”로 규정하며, 공동대응을 결의했다. 이번 협의체는 ▲정례적 간담회 ▲공동 연구용역 추진 ▲정책 건의 ▲범국민 홍보 활동 등을 추진하며 여론전을 전개할 계획이다. 단발성 외침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지역 이기주의 넘은 연대의 정치

주목할 점은 이번 연대가 지역 간 이해관계를 넘어섰다는 데 있다. 과거 국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흔히 벌어졌던 ‘내 고장 유치 경쟁’의 프레임을 깨고, 서해안 공동 번영이라는 대의 아래 힘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는 서해안철도 사업이 단순히 특정 지자체의 이익에 국한되지 않고, 전북·전남 서해안 전역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해안철도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지는 향후 1~2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와 정부가 얼마나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지가 관건이다. 이미 동서축 중심으로 설계된 국가철도망의 균형을 남북축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번 서해안 5개 시·군의 결집은 그 요구를 제도화하는 첫 걸음이다.

앞으로 협의체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여론을 결집하고, 정치권과 정부를 설득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만약 이번 기회에 서해안철도가 반영되지 못한다면, 지역은 최소 10년 이상 교통 소외의 늪에 머물 수밖에 없다.

서해안철도 건설은 호남 서해안의 숙원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바로미터다. 중앙정부가 이를 외면한다면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비전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고창·군산·부안·영광·함평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균형발전 없는 국가발전은 없다.” 이제 중앙정부와 국회가 답할 차례다. 서해안철도는 단순한 교통망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방을 대하는 태도를 가늠하는 냉정한 시험대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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