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믿음기자] 광주 고려인마을 문빅토르미술관은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의 작품 《구성》(100×80cm, 캔버스·유화, 2025)을 최근 공개했다.
이 작품은 한눈에 보기에도 복잡하고 격렬하다. 여러 개의 파편이 서로 부딪히고 겹쳐지며 혼란을 빚어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치열한 질문이 숨어 있다.
또한 《구성》은 문 화가 특유의 큐비즘적 화법으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해부하듯 풀어낸 작품이다. 화면을 가득 메운 삼각과 사각, 기묘한 곡선의 조각들은 서로 맞물리면서도 끊임없이 충돌한다. 작가는 이를 “책임 없는 희망, 절제 없는 쾌락, 자비 없는 폭력, 악의적인 시선”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어두운 충동들이 형상화된 것이다.
관람자는 혼란스러운 파편 속에서 뜻밖에도 악기의 형상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기타처럼 보이는 이 형상은 인간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한다. 조화롭지 못한 불협화음조차 결국 울림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는, 인간 존재 자체가 모순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리듬과 진동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의 작품 《구성》(100×80cm, 캔버스·유화, 2025)/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작품의 중심부에는 붉은 흔적이 뚜렷하게 솟아 있다. 뒤틀린 충동들을 덮어가려 하지만 끝내 가려지지 않는 이 붉은 형상은 인간 본연의 거룩한 본질, 결코 억눌 수 없는 선(善)의 힘을 상징한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 서는 순간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무엇으로 내 안의 본질을 가리고 있는가?”
문 화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교착 상태 ― 선과 악, 거룩함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긴장 ― 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작품 속 겹겹의 색채는 단순한 미학적 실험을 넘어, 누구나 외면하고 싶지만 언젠가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인간 존재의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문 화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다. 그렇기에 그가 만든 세상도 결코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간 자기 내면의 ‘구성’을 직면해야 하기에. 저는 그림을 통해 그 불편하지만 필연적인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구성》은 화려한 색채와 파편적 형상을 넘어, 우리 각자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질문을 꺼내놓는다.
그러기에 작품 《구성》은 단순히 추상적 실험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내면의 모순을 압축해 보여주며, 관람자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을 선사하는 철학적 회화다. 겹겹이 쌓인 파편 속에서 드러나는 악기의 형상은, 불협화음조차 결국 울림으로 이어진다는 인간 존재의 역설을 상징하고 있다.
따라서 문빅토르의 《구성》은 인간 내면의 모순과 본질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며, 관람자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는 예술이 단순한 감상을 넘어 인간 존재를 성찰하는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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