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 중소도시 곳곳에서 청년 창업이 새로운 지역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인구 유출로 침체된 지방경제에 젊은 세대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청년 창업은 도시 이미지 개선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단순한 경제효과를 넘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지역 공동체 강화 역시 주목할 만하다. 청년 창업가는 지역 주민과 협업하거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 형태로 활동하며 공동체 유대감을 형성한다. 지역 어르신과의 전통기술 전수, 로컬 농가와의 계약 재배, 청소년 대상 무료 교육 프로그램 등은 경제와 복지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청년 창업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지역 재생 효과가 크다”며 “지방 중소도시가 청년 친화적인 창업 환경과 지원 정책을 마련할 때,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이중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지방 중소도시 청년 창업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지역을 되살리는 미래 투자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다. 활기와 창의성이 결합된 청년들의 도전이야말로 침체된 지방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진정한 해법이 되고 있다.

요거트찰떡 3종


[시사의창 2025년 9월호=정용일 기자] 이번 지방경제 전북 남원시 편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아리당’의 이남효 대표는 언뜻 보아도 앳된 모습의 청년 사업가였다. 아리당 공장 앞에 도착한 차량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내린 젊은 여성이 아리당의 이남효 대표였다. 그는 남편과 함께 고향 남원으로 내려와 아리당을 창업했다.
물론 30대의 젊은 나이이지만, 그들의 사업 준비는 치밀했고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도전이었다.
아리당은 전북 남원을 기반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퓨전 찹쌀떡을 제조·유통하는 식품기업으로서 2022년 9월 창업 이후 HACCP 인증을 취득하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통에 나섰다.
현재는 약 100평 규모의 공장에서 찹쌀떡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남원의 쌀, 팥, 백향과 등 지역 농산물과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이전 성과를 제품에 적극 반영하며, 남원의 농업과 식품산업을 잇는 로컬푸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남효 대표는 인터뷰에서 아리당의 경쟁력에 대해 “‘정직한 생산’과 ‘지역 농산물과의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찹쌀떡


아버지가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지역 농가의 신선한 농산물을 바탕으로, 전통 떡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퓨전 찹쌀떡을 정성스럽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그는 “남편과 함께 유통, 마케팅, 디자인 등 제품의 전 과정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신속하게 반영해 제품에 담아내고 있는 점도 아리당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이 대표가 말한 내용들을 보면, 나이는 비록 젊지만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대한 생각은 깊고 또 깊어 보였으며, 그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대한 평소 생각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상생은 서로의 필요를 이해하고,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예를 들어, 남원시의 풍부한 농촌 자원과 기술에 기업의 가공·브랜딩 역량이 더해진다면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품화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농가·기업·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는 지역 기업들이 자유롭게 시도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지원해 주고, 기업은 지역민의 삶과 함께 가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상생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젊기에 가능한 도전이라 말할 수도 있겠으나, 말처럼 쉬지만도 않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지방 중소도시들이 인구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어떠한 이유로 남원에 둥지를 틀고 창업을 하게 된 것일까.
이 대표는 어릴 적부터 남원에서 부모님이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쌀농사를 평생 지어오신 분이셨고, 그는 그런 아버지의 쌀밥을 먹고 자랐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로 쌀 소비가 줄고, 아버지께서 도전하셨던 막걸리 공장도 아쉽게 문을 닫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는 ‘이 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맛있고 즐거운 방식으로 전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고민이 창업을 시작하게 된 첫 시작점이었다.
이 대표는 “우연히 떡 회사에서 일하면서 전통 떡의 매력과 시장 가능성을 발견했고, 부모님이 농사지은 쌀에 제 열정을 더해 창업하게 되었다. 남원은 그 꿈의 출발점이었으며, 남원의 자랑스러운 청년사업가로 성장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아 붙고 있으니 잘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뷰 말미에 “남원은 오랫동안 전통과 농업의 도시로 불려 왔지만, 이제는 젊은 창업가들과 새로운 산업의 도시로도 기억되었으면 한다. 아리당이 그 중심에서, 남원의 농산물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국과 세계에 알리는 통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하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아리당 이남효 대표


Interview 아리당-이남효 대표
Q. 대표께 비치는 남원의 매력은 무엇이며, 지역 청년사업가로서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저에게 남원은 제 삶을 든든히 지탱해 주는 뿌리 같은 곳입니다. 농사짓던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들어 있고, 지금은 가족과 아이가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일상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전통과 자연, 예술과 농업이 함께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 ‘아리당’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고 저와 잘 맞다고 느낍니다. 남원은 지리적 요충지이자, 도시와 농촌의 균형이 잘 잡힌 지역입니다. 원재료 수급이 용이하고, 로컬푸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또한, 남원시 농업기술센터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기술이전, 상품화, 행사 참여 등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어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남원시는 행정 지원에 적극적인 도시입니다. 다만 초기 창업 기업이나 소규모 제조기업을 위한 지속적 컨설팅 및 제품 판로 연계가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축제·관광산업·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판매 채널이 더 활성화된다면, 지역기업의 자생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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