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훗날의 얘기이자 남의 얘기로만 여겨졌던 ‘지역소멸’은 어느덧 바로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왔다. 실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은 한국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다양한 정책 등을 통해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에 대처하고자 혼신의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도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몇몇 도시들을 제외한 다수의 지방 중소도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취재 대상 지역인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역시 그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그들이 나고 자란 곳, 그들의 삶의 터전인 남원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자부심이 강해 보였다. 그들은 남원시가 참 살기 좋은 고장이라 말했다. 또한 앞으로의 발전과 변화를 기대하는 지역민들이 많았다. 참으로 궁금해진다. 남원은 과연 어떤 도시일까.
[시사의창 2025년 9월호=정용일 기자] “남원시는 선진 일류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을 도시발전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행정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인터뷰에서 성장동력과 민생경제를 살리는 것이 남원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중앙경찰학교 등 국립기관 유치를 통한 경찰교육 특화도시 △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한 드론·바이오산업 도시 △ 글로벌 관광거점 조성을 통한 천만 문화예술 관광도시 △ 농생명산업 수도로서 스마트농업 혁신도시 △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살고 싶은 강소도시 등 다섯 가지 핵심전략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먼저,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중심으로 경찰수련원 유치와 경찰특성화고 육성 등을 연계하여 경찰특화도시를 조성해 나가며, 국립유소년 스포츠 콤플렉스 건립과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도 함께 추진하여 장기적인 성장 인프라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 시장은 “뿐만 아니라 올해 지정된 기회발전특구와 KTX 남원역세권 투자선도지구를 통해 드론과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교통·산업 인프라를 확장하고, 강소기업 유치 및 청년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천만 문화예술 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핵심 축으로 함파우 예술특화지구는 전북자치도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 국도비 확보를 바탕으로 조기 완공의 기반을 마련하며, 제100회 춘향제를 함파우 예술특화지구와 연계해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춘향제 유네스코 등재 준비와 남원성 복원, 명품한옥호텔 운영, 구도심 활성화를 통해 체류형 관광과 지역경제가 선순환하는 관광 기반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 시장은 또한 스마트농업 혁신도시 구축을 위한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대규모스마트팜 창업단지, 청년에코에너지 스마트팜 혁신단지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에코에너지 스마트팜 혁신단지 조성을 본격 추진하며 농업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농가 소득향상과 경영 안정을 도모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와 더불어 10월 개관 예정인 공공산후조리원과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공공심야약국 운영 등 남원의료원과 협업을 통해 필수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인재학당 개관, 남원형 통합돌봄체계 구축으로 촘촘한 교육·복지·의료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년 만원주택, 빈집정비, 반할주택 조성 등 수요자 맞춤 주거복지망을 강화하여 살고 싶은 강소도시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최 시장은 “남원시는 그동안 탄탄히 세운 남원발전의 초석 위에 앞으로도 시민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 변화에 집중하며 ‘더 머물고 살고 싶은 문화와 미래산업 도시 남원’을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남원 발전을 위해 큰 틀에서는 최 시장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남원시의 성장동력을 만들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다섯 가지 핵심전략 추진에 대해 설명했다. 도시발전에 있어 위 내용들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을 터. 하지만 최 시장이 남원시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정책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최 시장은 해당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국립기관 유치’임을 밝혔다. 남원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청년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국립기관 유치야말로 미래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게 최 시장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최 시장은 “우리 시는 이미 8만 시민과 30만 향우들의 오랜 염원이자 시정의 제1 과제였던 서남대 폐교 문제를 2023년 교육부 글로컬대학 선정으로 해결,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 설립을 확정 짓고 교육특구 지정과 연계하여 지리산권 교육 거점도시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소년 스포츠 콤플렉스는 제2의 양지인 선수 같은 스포츠 영재들이 남원에서 양성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남원종합스포츠타운 일원에 조성하는 사업으로 기본설계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 2028년 개관 시 연간 10만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남원에 체류함으로 125억 원의 수익이 창출돼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와 더불어 현재 남원시는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찰수련원 유치, 경찰 특성화고 육성과 더불어 경찰특화도시 조성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남원시 대상지는 균형발전, 예산부담 최소화, 역사성, 경제성 측면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시 연 5천여 명의 교육생과 300여 명의 교직원이 유입되고 이는 숙박, 외식, 교통 등 지역 전반에 걸친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게 최 시장의 설명이다.
최 시장은 “앞으로도 국립기관 유치를 통해 남원이 균형발전의 선도도시, 청년이 찾아오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새롭게 ‘피어나는 남원’의 가치
누구나 어느 특정 도시를 생각하면 연계돼서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러한 도시 이미지들은 도시 경쟁력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기자가 얼마 전 취재차 방문했던 충남 금산군의 경우 ‘인삼’하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금산을 떠올린다. 지역 특산물이 도시경쟁력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사례다. 남원 역시 도시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은 특정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한 도시 이미지들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만들어낸 값진 자산이자 도시의 크나큰 경쟁력이다.
그렇다면 남원시는 ‘남원’이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을까. 남원시는 전통문화와 미래산업이 공존하는 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남원시는 지난 2023년 12월 남원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은 도시브랜드(BI) ‘피어나다, 남원’을 개발했다. 그리고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성공적이다. 슬로건은‘사랑, 춘향, 국악’ 등 전통적인 도시에서 나아가 남원이 가진 문화예술과 미래산업이 조화를 이루며 새롭게 변화함을 나타내었고, 디자인은 도시브랜드 최초로 남원 출신 김병종 화백의 화홍산수를 모티브로 문화예술과 미래가 새롭게 피어남을 표현했다.
현재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각종 인쇄물과 기념품, 홍보 콘텐츠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고, ‘2024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 도시브랜드 부문에서 수상하며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둘째, 남원시는 전국 최초로 도시디자인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에 있으며, 도시 전역에 일관된 디자인 철학과 브랜드 메시지를 적용함으로써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셋째,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대표축제의 브랜드화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춘향제는 남원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축제로서 2024년 117만 명, 2025년 145만 명이 방문하며 해마다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명품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올해 7월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서 발표한 ‘2025 여행자·현지인의 국내여행지 평가 및 추천조사’에서 지역축제 여행자원 추천율 2위를 달성하며 도시브랜드 확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남원 국제드론제전 with 로봇은 미래 산업도시 이미지를 부각하는 대표 축제로, 드론-로봇 스포츠 대회, 드론-로봇 전시 콘퍼런스, 드론 공연&체험 페스티벌, 글로벌 푸드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전국 최초 드론 월드컵 개최지로서 도시의 첨단성과 창의성을 홍보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2027년에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국산 기체 활용 DFL상용화로 ‘2027 DFL 첫 세계 드론레이싱 월드컵’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 시장은 “이와 같은 전략적 축제 운영은 전통문화 중심 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문화와 산업이 함께 피어나는 도시’라는 남원의 새로운 정체성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원시는 시민 자긍심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자산으로써 ‘피어나는 남원’의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교육정책·예산투입 통해 ‘교육도시 남원’으로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바로 교육이다. 지역 내 인구 유출을 막고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을 위한 방안에는 여러 요소들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도시 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프라 구축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젊은이들이 지역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인프라는 지역 내 소비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내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기업들을 유치했다고 가정할 때 그 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여가활동을 즐기고 싶지만 주변에 아무런 기반시설 및 인프라가 없다면 그 지역에 위치한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이들은 해당 지역을 떠나 인근 도시에서 여가활동을 하며 지출도 다른 도시에서 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며 최악의 경우 도시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적막감마저 감도는 유령도시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지역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하나의 중요 요소가 바로 교육이다. 대체적으로 교육받기 좋은 도시는 그 외의 인프라도 잘 갖춰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 교육도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도시들은 대도시 및 중소도시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최경식 시장 역시 남원시의 발전에 있어 교육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재 양성을 지역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다양한 교육 정책과 예산 투입을 통해 ‘교육도시 남원’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는 최 시장은 이를 위해 18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수도권과의 교육격차를 줄이고,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인재학당을 건립하여 중·고등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최 시장은 “24년부터 26년까지 3년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9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인문계, 예체능, 특성화 교육 전반에 걸친 공교육 혁신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미래 신산업과 연계한 미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며, 지방에서 접하기 어려운 ICT 분야(코딩, 인공지능)를 직접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춘향장학재단을 통해 4억 3,6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우리 시 성적 우수자 및 예체능 특기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고향사랑기금 2억원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26명의 학생들을 선발하여 뉴질랜드 현지 학교 수업 및 홈스테이형 가정에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시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고, 지역 발전과 함께 국제적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남원시는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인식하고, 지역 인재가 타지로 유출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 조성을 위한 관련 사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생각보다 다채로웠던 남원의 그 ‘특별함’
남원시 발전과 관련한 최경식 시장의 생각과 큰 틀에서의 도시발전에 대해 살펴봤다면 이제부터는 기자가 남원시 지역 구성원들과 함께하면서 보고 느꼈던 부분들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선 거두절미하고 기자의 눈에 비친 남원이란 도시의 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남원이란 도시가 갖춘 역사·문화관광적 요소와 더불어 자연환경, 먹거리, 지역민들의 친절함, 그들이 남원을 바라보는 시선과 애정 등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행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남원의 매력은 훌륭했다. 소위 관광도시라 불리는 지역들은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도시는 특정 장소에서 다른 관광스폿으로 이동하는데 30~40분, 길게는 1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계획적으로 동선을 짜지 않으면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됨으로써 여행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남원은 짧은 동선 내에 중요 관광스폿이 밀집되어 있어 여행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시내를 관통하는 요천강을 중심으로 좌우로 형성된 관광스폿은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기에 딱히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남원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광한루원’ 주변으로 다양한 맛집들과 비교적 큰 규모의 로데오거리, 예스러운 멋으로 장식한 ‘남원예촌’,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을 비롯해 요즘 남원에서 젊은 관광객들에게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피오리움’ 등 짧은 동선에서 남원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교과서적인 내용들일 수도 있다. 관광객들과, 남원시민들도 기자의 생각과 같을지는 모르겠으나, 기자의 시선을 모은 몇몇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선 요천강을 예로 들면 전국 수많은 지방 도시들 중 해당 도시의 중심지를 가로지르는 비슷한 풍경의 강이나 하천이 의외로 많다. 이러한 하천이나 강 주변이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어떠한 환경적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하천이나 강의 폭이 좁고 주변과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냥 볼품없는 하찮은 하천이나 강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요천강의 경우 강의 폭이 꽤나 넓으며 물의 수량도 적절하다. 또 요천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그 풍경이 낮이나 밤 모두 보기에도 좋다. 강을 주변으로 호텔 및 숙박시설, 주변에 관광지 및 상권이 조성되어 있는 부분들도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관광지로서의 느낌을 강하게 발산한다.
특히 요천강과 그 주변 곳곳에 설치된 수많은 청사초롱이 내뿜는 빛은 주변 지역의 고즈넉한 매력을 한껏 드높인다. 이러한 풍경을 매일 보며 사는 남원 시민들은 무덤덤할 수 있겠으나 타 지역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남원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느끼기에 분명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음으로 먹거리다. 요즘 지역에서 소소하게 맛집으로 소문난 업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빵집이든, 식당이든, 카페든 이들을 하나의 사업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덩어리로 놓고 본다면 이들 상공인들은 남원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지역 구성원들은 기자에게 “뜬금없이 우리 남원이 요즘에는 오징어 볶음이 유명한 걸로 소문이 나고 있다”면서 웃음 짓기도 했다. 어찌 됐든, 재미로, 맛으로, 즐거움으로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유쾌하고 좋은 일이다.
다음으로 기자가 강력히 추천하고픈 남원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거대한 지리산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지리산이라는 최고의 명산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원은 도시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이를 관광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관내에 소재한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무기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하는 건 지자체의 행정력에 달려 있다.
하루는 바쁜 인터뷰 일정을 마치고 유유자적하며 차를 몰고 남원 곳곳을 돌아다녀봤다. 그중 매우 인상 깊었던 곳이 바로 지리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실상사’라는 천년고찰이다. 남원시청을 기준으로 지리산IC까지 시원스럽게 뚫린 길을 따라 달리면 20여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렇게 지라산IC에서부터 인월을 지나 실상사까지 20여분의 행복한 드라이브길이 펼쳐진다. 공식적인 드라이브코스는 아니지만, 단언컨대 그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매우 훌륭한 드라이브 코스라 말하고 싶다.
이곳을 지나면서 마치 강원도 영월의 깊은 산기슭이나 태백의 어느 한적한 산길을 지나는듯한 느낌이 절로 들었다. 그러다 실상사에 다다르기 5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야가 터지면서 전방과 우측에 거대한 지리산자락이 모습을 드러내고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의 풍경이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풍경이 이러하니 기분은 절로 한껏 들뜨고 머리까지 맑아지는 듯하다.
실상사 근처에 다다르면 작은 개천 위의 ‘해탈교’라는 다리를 지난다. 그리고 곧 사찰 주차장에 도착한다. 해탈교 위에서 바라보는 360도 파노라마 풍경은 힐링 그 자체다. 그렇게 감동의 물결이 잦아들기도 전에 사찰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면 또 한 번 마음속 감동의 물결이 인다. 그 멋들어진 풍경에 눈은 호강하고 머리는 맑아지며 마음은 자연이 주는 큰 선물에 감동으로 가득해진다.
남원을 방문하면 이 코스를 꼭 가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코스를 남원의 둘레길에 포함시키면 참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글을 이어가지 전에 필자에 대한 소개를 해야만 할 것 같다. 필자는 정치경제부 기자이기도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12년이 넘도록 전국 팔도를 다니며 취재를 다녔던 만큼 전국 각 도시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멋진 사진들과 함께 글에 옮겨 담았다. 아울러 도보여행 전문가라 자부하는 필자는 관련 체험기를 많이 쓰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여행 작가로 활동하면서 국내의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수차례에 걸친 해외에서의 도보여행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제주올레길’, ‘운탄고도 1330’, ‘서울 둘레길’ 완주와 기타 다수의 트레킹 코스 완주에 이어 코리아 둘레길(4500km) 여행작가로도 활동하면서 4500km 완주를 향한 대장정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전국 취재를 다니면서 걷기 좋은 길, 트레킹코스가 있는 도시들은 좀 더 세세히 들여다보는 편이다. 그리고 이번 남원시 취재 과정에서 기자의 눈에 들어온 남원의 걷고 싶은 도시로서의 매력은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기존의 지리산 둘레길의 첫 시작점은 남원이다. 하지만 기존의 지리산 둘레길과 일부 겹쳐도 상관없다. 남원을 눈과 다리로 맘껏 보고 걸으며 느낄 수 있는 남원만의 둘레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남원의 도심과 외곽지역을 아우르는 둘레길을 조성해 많은 사람들이 남원을 온몸으로 보고 걷고 느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환경 조성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남원의 자연을 보며 걷고, 남원의 도심을 걸으며 주변을 구경하고, 음식 맛있기로 소문난 남원의 식당에서 남원의 맛을 보고, 남원 곳곳의 전통시장을 코스에 집어넣고, 남원시가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남원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둘레길을 걷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여행자들이 걷고 지나가며 남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남원의 다채로운 매력이 있기에 가능한 도전이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남원을 사랑하는 그 애틋한 마음
취재 과정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을 참 많이도 만났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전주에서 남원으로 이사 온 지 2년이 됐다는 한 시민은 “열심히 살면서 퇴근 후 종종 요천강 주변을 산책하는데 소소한 힐링이 되고, 또 주변을 거닐면서 자주 드는 생각이 매일같이 관광객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명산을 품고 있어 지리산 주변을 거닐던, 차로 주변을 드라이브하던, 저 멀리서 바라보던 참 지리산이라는 존재 자체가 큰 힐링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요천강 주변을 산책 중이던 또 다른 시민은 “남원이라는 곳이 항상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정서적으로 힐링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개인적으로는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예를 들어 천문과학관 옆 짚라인이나 대관람차 등 주변이 다시 정비되어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어릴 적 남원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던 곳이 다시 옛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원의 향토기업으로서 오랜 세월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기업들을 방문하고, 고향 남원으로 귀향해 창업한 젊은 청년 사업가들 및 상공인들을 만났으며, 남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던 한 사업가는 남원에 둥지를 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기자에게 “이제 남원은 제게 너무나 소중한 고장이라 눈에 보이는 남원의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하며 남원은 이제 그의 고향이자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할 소중한 삶의 터전이라며 남원에 대한 짙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출향인들과의 인터뷰도 진행됐다. 그들이 나고 자란 옛 남원의 기억과 현재 모습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고향 남원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출향인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남원 발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저마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역 구성원들을 많이도 만났으며, 그들과 나눈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남원이 어떤 도시이며, 남원 시민들이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인지를 더욱 세세하게 알게 되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느낀 남원이라는 도시, 남원 시민들은 참으로 친절하고 다정다감하며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남원은 지역 구성원들이 말한 대로 참 평화로워 보였다. 남원이 지닌 역사·문화적 관광자원과 도시 개발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조금 더 손보고 정리된다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최경식 남원시장을 지지하는 지역사회 분위기는 앞으로 남원시의 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한 다양한 먹거리는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또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딱히 부족함이 없는 그런 수준이었으며, 취재가 아닌 여행자의 입장에서 천천히 여유를 갖고 조만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도시였다.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남원으로의 보다 특별한 힐링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최경식 남원시장 일문일답
Q. 남원시에서 기업하기 좋은 이유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남원시는 민선8기 핵심 전략산업으로 농생명 바이오 기반의 라이프케어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7월 31일자로 남원 일반산업단지가 산업통상자원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소득·법인세 면제, 취득세·재산세 감면, 보조금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되며, 남원시는 이미 10개 기업과 88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보조금 상향, 물류비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자체 인센티브도 강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고, 교육발전특구 등과 연계해 지역 내 인재양성과 정주여건 개선까지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는 기업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Q. 최경식 시장께서 생각하는 남원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우리 남원시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갖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우리 남원은 춘향전의 고향이자 판소리의 본향으로, 고전문학과 국악의 뿌리를 지닌 도시입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혼불문학관 등 전통과 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풍부합니다. 게다가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이 있는 남원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산악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남원에서만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 요천변의 산책로 등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어우러져 ‘힐링 도시’로서의 매력이 넘칩니다. 이밖에 올해까지 95회째 개최되고 있는 춘향제도 자랑입니다. 1931년에 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 축제인 춘향제는 2025년 제95회를 맞이하며 100회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서 깊고 상징적인 축제’로서 올해는‘춘향의 소리, 세상을 열다’를 주제로 전통국악과 퓨전음악, 세계 문화공연, 시민 참여형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글로벌 문화예술축제’로의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남원시는 제100회 춘향제를 준비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재도약하기 위한 로드맵을 통해, 100년의 전통을 새로운 콘텐츠, 세대교류, 세계화 전략과 함께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최경식 시장께서는 남원시의 지방소멸에 대처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머물고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시정의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이 돌아오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지역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청년 인구 유출 방지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두 가지 핵심 산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로 바이오소재 산업과 스마트농업입니다. 젊은 농업인들이 걱정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인터뷰에서 강조했듯이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 국가기관 유치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국가기관은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일자리를 대규모로 제공하여 지역 인구 유출을 막고, 외부 인구를 유입시키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이는 단순히 취업 기회를 넘어,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유도하여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인구 유출을 막고, 미래 세대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교육 문제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26년 개관을 목표로 공공형 학원인 ‘남원 인재학당’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저희 목표는 남원을 지리산권 교육 거점 도시를 넘어 글로벌 교육 거점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출산과 육아 여건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산후조리원이나 소아진료 인프라가 부족해서 아이 낳고 키우기에 불편한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북 최초 공공산후조리원을 남원에 건립했고, 올해 10월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달빛어린이병원을 통해 야간과 응급 소아진료 체계도 갖췄습니다. 출산과 육아가 더 이상 두려운 일이 되지 않도록, 기초부터 튼튼히 준비한 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원에 일정 기간 머물고 소비하며 지역과 관계를 맺는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지리산 활력타운’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한, 일정 기간 남원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이들이 지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남원누리시민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리시민증은 남원 생활인구 정책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2만 9천여 명이 가입하였으며, 이들에 대한 맞춤형 정보 제공과 재방문 유도 전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Q. 이번 보도를 통해 남원시민들에게, 또는 전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존경하는 남원시민 여러분! 그리고 시사의 창 독자 여러분!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이 ‘문화와 미래산업으로 도약하는 남원’을 비전으로 삼고 국립기관 유치, 미래산업 육성, 글로벌 관광거점 조성, 농생명산업 고도화, 정주여건 개선 등 5대 중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며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3년 동안 한마음 한뜻으로 남원발전의 열망과 신뢰를 보여준 시민들과, 함께 뛰어준 우리 공직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다시 한번 그 길에 함께해 주신 우리 시민들과, 공직자분들께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더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문화와 미래산업도시 남원을 만들기 위해 남은 후반기에도 더 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남원시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