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 녹차 수출선적식(사진_하동군)


[시사의창=원희경 기자] 하동군이 지난 3일 오후, 하동차&바이오진흥원 가공공장에서 미국 뉴욕행 가루녹차 600kg 선적식을 진행했다.

금액으로 약 1만5천 달러 규모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 가운데 하나인 뉴욕을 정조준한 첫 대량 선적으로, 하동녹차의 북미 직공급 채널이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이날 현장에는 하승철 하동군수와 강대선 하동군의회 의장, 경남도의회 김구연 의원, 농협 지역 관계자, 제다업체 대표 및 생산 농가 등 15명이 참석했다. 군은 물량 확대를 넘어 ‘어디에 파느냐’에 초점을 맞춘 전략 수출로 방향을 틀었다. 목표는 뉴욕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과 프리미엄 디저트·커피 체인이다. 음용차를 넘어 셰프·바리스타 레시피에 바로 투입되는 ‘가루녹차(matcha)’ 수요를 캐치해 고부가 식음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9월 한 달 예정된 해외 선적은 총 7톤. 호주 5,000kg, 독일 1,400kg, 미국 600kg을 묶어 14만8천 달러(한화 약 2억600만 원) 규모다. 수출국은 미국·독일·호주·브라질·프랑스·영국·멕시코·베트남·캐나다·칠레 등 10개국으로 확장돼 있으며, 일본·두바이·뉴질랜드 등 신규 시장도 동시 공략 중이다.

하동녹차, 뉴욕서 ‘K-Tea’ 깃발 꽂다


이번 ‘뉴욕행’은 지난해 맨해튼 하동차문화관 조성 업무협약과 올해 뉴욕한국문화원 연계 홍보를 잇는 결과물이다. 하동군은 맨해튼 홍보 거점을 통해 팝업 테이스팅, 셰프 콜라보, 바리스타 클래스 같은 B2B 체험 마케팅을 굴려 고급 매장과의 제휴를 늘릴 계획이다. 군은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 사양을 레스토랑·베이커리 표준에 맞춰 세분화하고, 포장·표기 기준도 글로벌 규격으로 정돈했다.

브랜드 신뢰를 떠받치는 기반도 분명하다. 하동 전통 야생차 농업시스템은 2017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됐다. 천년의 재배 전통과 지리산·섬진강이 만드는 미세 기후, 수작업 위주의 전통 제다 공정이 품질 스토리텔링의 핵심이다. 군은 차광막·유기질 비료 지원 등 친환경 재배 인센티브를 확대해 프리미엄 매치 Grade를 안정 생산하는 체계를 다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여건도 하동녹차에 우호적이다.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매치 음료·디저트 트렌드가 확산하며 카페·레스토랑의 레시피용 ‘가루녹차’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원산지 공급 제약과 기후 리스크로 가격 변동성이 커진 틈에서, 균일한 품질과 안전 규격을 갖춘 ‘K-Tea’ 대체·보완 공급원이 주목을 받는 흐름이다.

하승철 군수는 “하동녹차는 산업과 문화가 결합한 K-Tea의 선봉”이라며 “북미·남미까지 수출망을 넓혀 한국 녹차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하동을 글로벌 차(茶) 산업의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뉴욕 선적을 계기로 미식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거래 신뢰를 동시에 쌓아가는 ‘질적 성장’ 전략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동군의 K-Tea 세계화 드라이브는 이번 선적을 디딤돌로 북미·유럽 채널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희경 기자 chang-m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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