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삼동굿놀이, 풍수신앙과 두레정신 담은 무형문화유산

출산·성장·입신출세·지네밟기 의례 통해 풍년·안녕 기원, 지역문화 정체성 상징

[시사의창=소순일기자]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괴양리에서 전승되는 삼동굿놀이(三童굿놀이)가 올해로 제41회를 맞는다.

남원 제40회 삼동굿놀이


오는 9월 6일 백중날에 열릴 이번 행사는 민속놀이의 범주를 넘어선, 공동체적 신앙과 풍수사상, 두레문화, 그리고 현대적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집약한 전승 의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동굿놀이는 양촌·음촌·개신 세 마을 주민이 합동으로 벌이는 굿놀이로, 마을 지형에 대한 풍수적 해석에서 비롯됐다. 앞산은 닭, 뒤산은 지네 형상이라 여겨졌고, 지네가 닭을 해친다는 설화적 배경 속에서 마을의 재앙을 누르고 풍년을 기원하는 ‘지네밟기 의례’가 시작됐다.

여기에 농경사회의 협동과 두레정신이 더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동굿놀이의 절차는 의례성과 상징성이 뚜렷하다. 세 마을 농악대가 함께 모여 합굿을 펼치고,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를 올리는 당산제를 치른다.

이어 공동 우물에서 샘굿을 통해 정화의례를 거친 뒤, 본격적인 삼동굿놀이로 이어진다. 놀이의 전개는 동자의 출산·성장·입신출세를 상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마을 여성들이 지네 모양을 이루고 동자가 그 위를 밟는 지네밟기로 마무리된다.

이는 인간 생애 주기와 마을 공동체의 번영을 동시에 상징하는 장면으로, 민속학자들은 이를 ‘집단적 삶의 재현’으로 해석한다.

1982년 보존회가 결성되면서 체계적인 전승 기반이 마련됐으며, 지역 학교와 청소년 단체가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그 결과 삼동굿놀이는 단절 위기를 넘어 현재까지 살아 있는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 놀이를 전라북도 고유 민속놀이로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국가 및 도 지정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남원문화원 관계자는 “삼동굿놀이는 풍수신앙과 두레문화가 결합된 전국적으로 유례가 드문 의례적 민속놀이”라며 “연희를 넘어 마을 공동체 질서를 재확인하고 신성한 질서를 회복하는 무형문화유산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 또한 “무형문화재 지정 추진과 학술적 기록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삼동굿놀이는 문화유산적 가치를 넘어 사회·교육적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 주민 모두가 주체로 참여하는 과정은 세대 간 전승과 공동체 의식 형성의 장으로 기능하며, 오늘날 지역 문화 정체성을 지탱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민속축제로서의 관광적 가치도 부각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문화 자원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오는 9월 6일 열릴 제41회 삼동굿놀이는 과거 농경사회가 지닌 집단적 신앙과 생활문화를 오늘날에 되살리는 장이 될 것이다.

주민과 학계, 그리고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져 삼동굿놀이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사의창 소순일 기자 antlaan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