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를 포기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전 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심사 포기 의사를 밝혔다./연합뉴스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진 이모 씨가 억대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법정에 섰다. 그는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자신이 받은 돈은 투자 계약금일 뿐 재판 알선을 위한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절차지만, 이씨는 직접 출석해 심리에 임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씨가 A씨 재판과 관련해 ‘건진법사와의 연줄’을 내세우며 지인 B씨를 통해 4억 원을 받아 챙겼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이 자금이 전형적인 재판 청탁성 금품이라고 판단해 기소에 나섰다.
그러나 이씨 측은 “직접적인 청탁 정황이나 증거는 없다”며 “4억 원 중 3억3천만 원은 자신이 추진하는 ‘워터밤 페스티벌’ 사업 투자금으로 받은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또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에 해당해야 성립하는데, 건진법사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적용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만약 사건 청탁이 명목상 투자 계약으로 포장된 것이라면, 알선수재의 구성요건 충족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쟁점은 금액의 규모보다도 실제로 A씨 사건 패소 문제가 금품 수수의 동기에 포함됐는지 여부”라고 정리했다. 즉, 명목상 투자라 하더라도 본질이 재판 청탁이었다면 혐의 성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검 역시 “건진법사가 구속 수사 중이며, 이씨가 건진법사와 공모했는지 아니면 이름만 빌려 이용했는지는 수사 중”이라며 “추후 공소장 변경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는 이씨에게 직접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느냐”고 질문했다. 이씨는 “워터밤 사업 운영비로 지출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돈을 반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협의해서 반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날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오는 10월 1일 정식 공판을 열고 A씨와 B씨를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정식 공판 뒤 한 차례 속행해 나머지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신문을 마치고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양측에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향후 정식 공판에서 드러날 사실관계에 따라 사건의 무게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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