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이 둘 같은 소설가와 화가 간의 정신적, 미학적 연합에 필적할 만한 우정은 그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세잔과 졸라는 작품의 주제와 개념, 그리고 표현법에서 현대성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분명한 연관성이 있으며, 같은 고향 출신에다 사회적 계급과 교육 수준까지 비슷했다. -본문 중에서-

폴 세잔 , 에밀 졸라 지음 ㅣ 앙리 미테랑 주해 · 나일민 번역 ㅣ 소요서가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교차된 편지들 1858-1887》은 세잔 사후 120주년을 앞두고 폴 세잔과 에밀 졸라가 30년간 주고받은 115통의 편지를 완역한 책이다. 2016년 프랑스 갈리마르 판을 저본으로 하여, 졸라 연구의 권위자 앙리 미테랑이 시간순으로 배열하고 상세한 해설을 추가했다.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 중학교에서 만난 두 소년이 화가와 작가로 성장하며 이어간 우정과 예술적 여정을 담은 이 편지들은, 역사적 격변기인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교차된다. 아카데미즘에 맞서 새로운 회화와 문학을 실험했던 두 사람의 편지에는 삶과 예술 전반에 걸친 상호 지지와 격려가 담겨 있다. 응답하듯 교차되는 편지들은 두 사람이 함께 직조해 나가는 한 편의 작품 같은 인상을 준다.

특히 이 책에는 2013년 새롭게 발견된 세잔의 마지막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이는 1886년 졸라의 소설 《작품》 때문에 두 사람이 절교했다는 통설을 뒤집으며, 이들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200여 년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지금 여기에서 만나는 세잔과 졸라의 대화는 서로 달랐기에, 또 함께였기에 더욱 빛나는 우정과 예술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드는 귀중한 기록이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