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고창 드론통합지원센터 조감도(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고창군과 국토교통부가 손을 맞잡고 성내면 조동리에 ‘호남권 드론통합지원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총사업비만 363억 원, 대지면적 89,602㎡, 연간 교육인원 1,000명·자격시험 응시자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드론 허브’를 표방한다. 고창군은 이미 지난해 12월 기반시설 공사를 착공했고, 국토부는 실시설계와 인허가 절차까지 마친 상태다. 2025년 9월 본격적인 건립공사가 예정돼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보다 더 화려한 미래 비전은 없다. 드론 교육, 자격시험, 실기장, 활주로까지 갖춘 시설이 완공되면 고창군은 호남권 드론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는 청사진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도 “이번 협약은 고창군이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 거창한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쓰디쓴 질문이 도사리고 있다. 과연 363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실제 지역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가. 드론 교육생 1천 명, 시험 응시자 1만5천 명이라는 숫자는 어디까지나 ‘추정치’다. 전국적으로 드론 관련 교육기관과 시험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고창군이 새로운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시설을 지었다고 해서 기업과 청년이 몰려드는 것은 아니라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총사업비 363억 원 중 상당 부분이 국비로 충당된다지만, 지방비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허가 이후 운영·관리비용까지 포함하면 매년 수십억 원대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인구 5만도 채 되지 않는 군 단위 지역이 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체력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드론산업 자체의 불확실성도 간과할 수 없다. 기술 발전은 빠르지만, 상용화와 규제 개선 속도는 더디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드론 테스트베드와 센터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지만, 정작 가동률이 떨어지고 기업 유치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고창군의 센터 역시 “전국에서 가장 좋은 시설”이라는 수식어만 남은 채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약이 가지는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지방 소멸 위기에 몰린 고창군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몸부림이며, 전북특별자치도의 첨단 산업 지형 속에서 ‘호남 드론 허브’라는 상징성을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대통령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균형발전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문제는 이 모든 비전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고창군은 더 이상 “희망의 구호”에 머물러선 안 된다. 실제 기업이 입주하고,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며, 군민 생활에 체감 가능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363억 원짜리 드론센터는 ‘하늘 위의 성(城)’에 불과하다.

지역 정치가 성과를 포장하는 이벤트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 것인지. 이제는 군민들이 냉정히 묻고, 행정이 뼈를 깎는 각오로 답해야 할 때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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