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소화약제가 뒤덮인 채 앞부분 배선과 배터리 하우징이 크게 손상된 전기자전거(사진_김성민 기자)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23일 0시 20분쯤 강동구 성내동 종합사회복지관 인근 연립주택 앞에 세워 둔 전기자전거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잠에서 깬 주민들이 밖으로 뛰쳐나왔고, 자전거 주차 지점 주변에는 배터리 잔해와 타는 냄새가 가득했다. 연립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자신의 차량에서 소화기를 꺼내 신속히 분사해 불길을 잡았고, 뒤이어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현장을 점검했다. 화염은 이미 완전히 진화된 상태였으며 인명·시설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 남은 전기자전거는 백색 소화약제가 뒤덮인 채 앞부분 배선과 배터리 하우징이 크게 손상된 모습이었다. “갑자기 ‘펑’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나와 보니 불기둥이 올라왔다”는 목격자의 증언처럼, 한밤중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전기스쿠터 등 전동모빌리티의 배터리 화재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핵심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다. 충격·침수·제조 불량·과충전·고온 방치 등으로 내부 단락이 생기면 배터리 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전해액이 가연성 가스를 내뿜으며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불꽃이 보이지 않는 단계에서도 급격한 발열과 ‘치익’ 하는 소리, 매캐한 화학 냄새, 연기가 선행되며, 일단 불이 붙으면 확산 속도가 빠르고 재점화 가능성도 높다. 특히 공동주택 복도·계단·주차장 등 가연물이 많은 장소에서의 충전·보관은 소방통로를 막아 대피를 어렵게 만들어 위험을 배가한다

사고를 줄이려면 ‘구매–충전–보관–사용–수리’ 전 과정의 기본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첫째, KC 등 인증을 받은 정품 배터리·충전기만 사용하고 임의 개조를 금지한다. 셀 용량 상향, BMS 제거·우회, 비규격 충전기는 열폭주 위험을 크게 높인다.
둘째, 충전은 통풍이 되는 불연성 바닥(콘크리트 등)에서 한다. 출입문·계단실·복도·엘리베이터와 같은 피난 통로, 침실·소파·커튼 주변은 금지한다.
셋째, ‘취침·외출 중’ 충전 금지. 가급적 사람이 지켜볼 수 있는 시간대에 하고, 완충 알림 후 즉시 분리한다.
넷째, 문어발 멀티탭 금지. 정격 용량이 충분한 개별 콘센트를 쓰고, 충전기는 1구 1기기로만 연결한다.
다섯째, 주행 직후 뜨거운 배터리는 30분 이상 식힌 뒤 충전한다. 여름철 차량 내부·직사광선 노출, 겨울 영하권에서의 즉시 충전도 피한다.
여섯째, 배터리를 떨어뜨렸거나 찌그러짐·부풀음·이상한 냄새·지속 발열·‘치직’ 소음·누액이 보이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격리한다. 젖은 모래·금속 용기·불연성 바닥 위에 두고 전문 점검을 받는다.
일곱째, 장기 보관은 40~60% 충전 상태로 10~25℃ 실온에서 한다. 단자 쇼트 방지를 위해 보호 캡을 씌우고 금속물과 접촉시키지 않는다.
여덟째, 중고 배터리 거래·비공식 수리는 각별히 주의한다. 셀 상태와 BMS 이력 확인이 불가능하면 위험하다.
아홉째, 공동주택은 관리규약으로 복도·계단 충전 금지, 외부 개방형 충전함·소화기 비치, 경보·차단 멀티탭 설치 등 관리체계를 갖춘다.
열째, 각 가정·상가마다 ABC 분말소화기와(가능하면) 물소화기 또는 호스를 마련하고 사용 방법을 가족·직원과 공유한다

만약 배터리에서 연기·이상 발열이 시작되면, 전원을 즉시 분리하고(가능할 때) 장갑·보안경을 착용한 뒤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실외의 불연성 바닥으로 옮겨 주변 가연물을 치운다. 119에 신고하고 사람은 10m 이상 떨어져 대기한다. 화염이 일면 ‘사람 대피가 최우선’이다. 초기 진화를 시도할 때에는 ABC 분말소화기로 불꽃을 눌러 꺼준 뒤 대량의 물로 충분히 냉각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물을 뿌리면 안 된다는 오해가 있지만, 실제로는 뜨거워진 셀을 식혀 재발화를 막기 위해 많은 물로 오래 식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리튬금속’ 배터리(일부 특수 제품)는 물 사용이 금지되므로, 일반 전동모빌리티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혼동하지 않도록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연기가 실내로 퍼질 때는 문을 닫아 차연하고, 하층으로 대피하며 엘리베이터 사용을 피한다. 진화 후에도 잔열로 다시 불붙을 수 있으므로, 소방대 도착 전까지는 접근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번 강동구 성내동 전기자전거 배터리 폭발은 주민의 신속한 소화기 사용으로 대형 화재를 막은 사례다. 그러나 같은 상황이 실내·복도·주차장 깊숙한 곳에서 일어났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전동모빌리티의 편리함만큼 안전의 기본을 지키는 생활 습관, 공동주택의 관리 체계, 그리고 초기 진압 도구의 상시 준비가 결국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다. 불은 초기 1분이 관건이고, 배터리 안전은 평소 1초의 주의에서 시작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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