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스스로의 운명을 또다시 ‘도로 윤석열당’으로 고착시키고 있다. 최근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의 최전선에 섰던 김문수, 장동혁 두 인사가 최종 결선에 올랐다. 선택지는 달라 보이지만 본질은 같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그 길은 결국 다시 윤석열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일 뿐이다.

김문교 시사의창 전문위원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윤석열 사단의 충직한 호위병들이 당권을 장악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권력의 몰락 앞에서도 반성과 쇄신은커녕 ‘윤석열 호위연합’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이는 보수 정당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길이 아니라, 스스로를 퇴행과 극단의 수렁 속으로 밀어 넣는 자해적 선택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극우 강사 전한길의 정치적 부상이다. 역사왜곡과 혐오발언을 무기 삼아 팬덤을 키워온 인물이 공당의 요직을 차지하는 것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포기하고, 극우 포퓰리즘을 당의 정체성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정당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통로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은 오로지 ‘윤석열 지키기’와 극단적 정치 선동에만 매달리고 있다. 그 끝은 뻔하다. 합리적 보수를 지지했던 중도층의 이탈, 젊은 세대의 외면, 그리고 결국은 역사 속으로 퇴장이다.

윤석열 탄핵 사태가 보여준 것은 ‘정치적 무책임의 시대’를 끝내자는 국민적 열망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여전히 그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에 매달린다. 당의 간판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여전히 윤석열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도로 윤석열당, 극우화된 국민의힘의 모습은 결코 미래가 아니다. 그것은 낡고 위험한 과거일 뿐이다. 한국 정치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스스로 변화의 용기를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행보로 보아, 그 희망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