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고창 친환경수광쌀 미국 첫 진출(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고창군이 마침내 글로벌 곡물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22일 신활력산업단지 친환경쌀가공센터에서 열린 수출 선적식에서 고창군은 친환경 브랜드 ‘수광쌀’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몽골 울란바토르로 각각 1톤씩 첫 수출하며, 해외 시장 개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단순한 초도 물량이 아니라, 고창 친환경쌀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역사적 순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에 수출되는 ‘수광쌀’은 그저 쌀 한 톨이 아니다. 고창 농가들이 화학비료와 농약을 철저히 배제하고, 제초제 대신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일구어낸 결과물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최고품질 밥쌀용 품종 ‘수광벼’는 아밀로스와 단백질 함량이 낮아 찰지고 윤기가 뛰어나며, 밥맛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친환경 인증까지 더해져 ‘안전성과 맛’을 동시에 보장받은 쌀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고창군은 이번 첫 선적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는 일반미 20톤 추가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는 단순히 쌀을 파는 차원을 넘어, 벼 재배면적 조정제 실적 달성에도 기여하고, 해외 시장 개척과 농가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고창 농업의 체질을 바꾸고, 안정적 해외 판로를 확보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할 것이 자명하다.
사진 - 고창 친환경수광쌀 몽골 첫 진출(고창군 제공)
현장에서 농가 대표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박종대 한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까지 본격 공략하겠다”며 “농가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친환경쌀 수출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말뿐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국내에서의 성공을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심덕섭 고창군수 역시 의미를 분명히 했다. 그는 “쌀 수출 확대는 단순한 시장 개척이 아니라 벼 재배면적 조정제 성과 달성에도 기여하는 상징적 행보”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벼 재배농가가 안정적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군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농업 행정의 차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을 향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결국 이번 수출은 물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고창 농업이 글로벌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핵심이다. 과거 쌀은 국내 소비에 묶여 있던 대표적 내수 농산물이었지만, 이제 고창군은 국제 시장을 향해 문을 열고 있다. 이는 농가 소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 쌀 산업 전체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고창 ‘수광쌀’이 해외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는 순간, 그 의미는 단순한 수출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번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선 안 된다. 미국과 몽골에서의 반응을 철저히 분석하고,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전략적 마케팅이 뒤따라야 한다. 또 농가와 행정, 수출업체가 삼각 공조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해외 진출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 고창군의 도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성과는 이 첫 걸음을 발판 삼아 지속 가능한 수출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고창군의 ‘수광쌀’이 과연 한국 쌀 산업의 글로벌 교두보가 될 수 있을지, 이제 전북특별자치도의 농업 경쟁력이 시험대 위에 올랐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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