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규제개혁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왼쪽부터 김진수, 김남곤, 임형요, 최한솔, 오현미씨)
[시사의창=최진수기자] 고창군이 군정 혁신을 향한 구체적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개최한 ‘2025년 규제개혁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빛나는 우수 제안 10건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공모전은 형식적 이벤트가 아니라, 고창군정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군은 민선 8기 공약인 ‘세대·계층별 군정 참여 확대’를 현실화하기 위해 이번 공모를 군민과 공무원 부문으로 나눠 실시했다. 특히 참여 자격을 군민과 공무원에 국한하지 않고 전 국민으로 확대한 것은 지역 안에서만 맴돌던 행정 패러다임을 탈피해 보다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발상을 수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7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 접수 결과, 총 37건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국민 제안 28건, 공무원 제안 9건이 포함되었으며, 서류심사와 발표·질의응답을 거쳐 최종 10건이 수상작으로 확정됐다.
국민 부문…‘의료 접근성’ 문제 정조준
국민 부문에서 눈길을 끈 것은 김진수 씨의 ‘농촌 고령층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비대면 진료 규제 완화’였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농촌 현실을 직시하고, 디지털 헬스케어의 문턱을 낮춰 고령층에게도 실질적 의료 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는 절실한 문제의식을 담은 제안이다. 고창군의 농촌 고령화 현실과 맞닿아 있는 탁월한 제안이라는 평가 속에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공무원 부문…현장 행정이 던진 문제의식
공무원 부문에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절실히 반영됐다.
최우수상은 김남곤 씨의 ‘공동주택관리지원사업 긴급 안전보수 지원 확대’ 제안이 차지했다. 아파트 등 노후 공동주택 안전 문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공감을 얻은 결과다.
우수상에는 임형요·최한솔 씨의 ‘농지 임대 수탁사업 관련 민원 해소 방안’이 꼽혔다. 불합리한 제도 틀에 묶여 발생하던 농가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실용적 접근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려상에는 오현미 씨의 ‘임야 농지 전환 규제 간편화’가 선정됐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합리적으로 정비해 농가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가 돋보였다.
수상자에게는 군수 표창과 함께 고창사랑상품권이 수여됐다. 최우수상 100만원, 우수상 70만원, 장려상 30만원 등 결코 가볍지 않은 규모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시상식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선정된 제안들이 중앙부처 건의·자치법규 개정 등 후속 절차로 연결돼 실제 규제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회의적 시선도 존재한다. 각종 공모전에서 흔히 지적되는 ‘탁상행정형 제안’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군의 집행 의지가 관건이다.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아이디어를 행정 문서 속에 묻어두는 순간, 이번 행사의 모든 의미는 퇴색할 것이다. ‘군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을 내세운 이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결국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김영식 부군수는 “공모전에 접수된 아이디어는 군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라며 “앞으로도 군민과 꾸준히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공허한 수사가 아닌 진정한 약속으로 남기 위해선, 군은 반드시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를 보여야 한다.
고창군의 이번 규제개혁 아이디어 공모전은 군정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농촌 현실에 맞는 정책을 군민 스스로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제안이 ‘발표용 문서’로 남느냐, 아니면 제도 개선을 견인하는 ‘실질적 개혁의 촉매제’로 작동하느냐는 전적으로 고창군의 의지와 집행력에 달려 있다. 혁신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에서 빛난다. 고창군이 이번 성과를 행정 혁신의 실질적 분기점으로 만들 수 있을지, 냉정하게 지켜볼 일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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