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맛집들은 의외로 큰 역할을 한다. 맛집투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소문난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의례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잘 차려진 상차림에 따른 만족감과 행복감은 지역의 좋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지 배가 고프면 아무리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어도 흥이 나질 않는다. 그만큼 먹는 즐거움, 먹는 행복감은 크다. 여기에 하나 더, 소문난 맛집에 친절한 인상까지 더한다면 그 좋은 이미지는 고스란히 지역에 대한 이미지로 새겨지기 마련이다.

솔내음 전경


[시사의창 2025년 8월호=정용일 기자] 이번 지방경제 금산군 특집 취재를 준비하면서 서대산자락 깊숙한 곳에 제대로 된 맛집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사진 임도길을 따라 4~5분 정도 올라가니 산속 깊은 곳에 예쁜 통나무집 식당 하나가 홀로 보였다. 이 외진 곳에 식당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만큼 식당 주변의 풍경 하나는 끝내준다는 뜻이다.
식당 앞에 차를 세우니 하얀 용달차 앞에 서 있던 주인장이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일단 식당 주변의 그 멋들어진 풍경과 예쁜 목조건물의 식당, 주인장의 밝은 미소까지 더해져 음식을 먹어보지 않아도 합격이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식당 안으로 들어가 김창현 대표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거대한 서대산자락의 산속에서 ‘솔내음’을 운영하는 김창현 대표는 산림복합경영인이다. 그는 산나물과 산약초를 재배하고 이를 식당과 가공 판매로 이어가며 자신만의 농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가 이룬 성취는 단순한 산나물 농사를 넘어, 유통·가공·체험관광까지 아우르는 입체적인 농업 모델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가 산을 구입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였다. 당시 그는 금산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며 미래 결혼 문화의 변화를 예측했다. ‘숲 속의 예식장’이라는 비전을 품고 산을 매입했고, 서서히 솔밭을 조성하며 산의 모습을 가꿔나갔다. 그러나 예식장을 바로 세우기는 어려웠다. 그는 고민 끝에 금산이 약초의 고장이라는 점에 착안해 산나물과 산약초 재배에 뛰어들었다. 명이나물을 중심으로 농장을 꾸렸고, 마침 웰빙 열풍이 불면서 그의 작물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주로 몸에 좋은 산약초 가시오가피를 비롯한 엄나무, 나무두릅 산마늘(명이), 두메부추, 파드득나물 영아자, 당귀 어수리 등 60여 가지 목본류, 초본류, 약초류 위주로 재배하여 식탁에 올려드리고 있으며 맛을 돋우기 위해 백만, 갈만, 황금팽이 등 5가지 버섯과 함께 보기 좋게 용기에 담아 식탁에 올린다”며 “샤브육수는 17가지 약초와 일반육수재료를 끓여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물은 주로 산에 심고, 겨울에는 하우스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옆 테이블에 올려진 상차림에 한가득 쌓인 산약초와 산나물들을 보고 계속 눈길이 갔다. 그리고 그 상차림이 이곳의 메인 메뉴인 산약초샤브샤브였던 것. 먹어보기 전부터 그 푸릇하고 신선함 가득해 보이는 산약초들의 비주얼만으로도 만족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팔팔 끓는 육수에 고기와 산약초들을 담가 익혀 장에 찍어 먹으니 입에서는 연신 “와~”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토록 수많은 유명 식당들을 방문해 다양한 음식을 맛보았지만, 기자가 이토록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었던 식당은 아마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아마 다 같은 궁금증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기자도 처음 같은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이유인 즉, 이토록 푸짐하게 나오는 산약초들이 과연 공급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기자의 궁금증에 김 대표는 “휴양림부지 약 46ha 내에서 산약초를 재배하여 남으면 남았지 부족할 리 절대 없죠”라고 답했다. 무려 14만 평에 달하는 광대한 부지에서 얼마나 많은 산약초들이 재배되고 있을지 쉽게 가늠이 되질 않았다.
김 대표는 “엄청난 양의 산약초들이 광대한 밭에서 자라고, 따면 또 금세 자라니 산약초가 넘쳐난다. 식당을 방문한 분들 중 다양한 산약초를 사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부연했다.
현재 김 대표는 단순한 농장을 넘어, 하나의 테마파크로서의 공간을 구상하고 있으며 누구나 와서 산약초를 체험하고, 힐링할 수 있는 테마가 있는 공간. 이를 위해 1730m 길이의 모노레일을 설치해 누구나 산을 오르내릴 수 있게 했고, 간이 찻집과 잔디광장도 마련했다. 이미 수만 명의 방문객이 그의 농장을 찾고 있으며, 효소 체험, 약초 채취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노레일이 고장 난 상황이라 운영이 멈춘 상황이다. 금산의 약초 전통과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이곳을 전국 산약초 농가의 체험학습장으로 키우고 싶다는 그는 “산에 와서 직접 나물을 뜯고, 모노레일을 타며 쉬어가는 공간,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체험하는 공간. 그런 휴양림을 만드는 게 제 꿈이며, (사)서대산약용치유휴양림 조성이 최종 목표다”라고 말했다.
서대산의 자연을 가꿔낸 그의 뚝심과 통찰이 오늘날 솔내음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그는 기자에게 중부권 최고의 산림복지치유의숲을 겸한 휴양림을 만들 것이며 그 과정을 잘 지켜봐 달라는 당부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솔내음 김창현 대표


Interview 솔내음-김창현 대표
Q. 대표께 비치는 금산이라는 도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고즈넉하고 평화로우며 자연이 주는 선물 그 자체가 바로 금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매장과 농장이 있는 서대산 자락이 유독 공기가 좋고 물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금산이라는 고장 자체가 청정하고 아주 손쉽게 힐링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지역 사람들의 품성도 좋고 은근히 정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 금산입니다. 지역민들을 보면 자신들이 삶의 터전인, 또는 자신들의 고향인 금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며, 자부심도 강한 편입니다. 또한 금산 하면 역시 인삼이 매우 유명하지만 인삼 외에도 금산의 매력은 정말 다양하거든요. 저는 이러한 특집 보도를 통해 우리 금산의 다채로운 매력이 전국 독자 분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내 고향 금산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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