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일본의 경우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들이 비일비재하다. 일본 교토의 한 골목길에는 1,000년 넘게 장사해 온 한 전통 종이 상점이 있다. 10세기 창업한 이래 40대 이상 가업이 이어져 내려오며, 시대가 바뀌어도 본질을 지켜낸 이 회사는 일본 장수기업의 상징과도 같다. 일본에는 100년 이상 된 기업이 약 3만 3천 곳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장수기업의 절반을 넘지만 한국의 현실은 갈 길이 멀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3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은 약 3,600여 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가업승계는 단순한 상속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지역 공동체의 안정성을 위한 전략”이라고 말한다. 고용을 창출하고, 기술과 노하우를 이어가는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존속할 수 있어야 산업 생태계 전체가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남 금산군에는 3대째 가업을 이어가며 100년 기업을 향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건강한 기업이 있다.
[시사의창 2025년 8월호=정용일 기자] 금산군 금성면 금성공단로에 위치한 ㈜동남사는 1956년 설립되어 3대째 가업을 이어온 기업으로서 내년이면 창립 70년을 맞는다. 현재 칼라박스, 식품용기 등 종이 원재료를 가공하여 포장재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이며, 특히 22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제7회 대한민국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충청남도에서는 최초의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토록 오랜 세월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며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면서 분명 단단한 내공도 쌓였을 터. 민병두 대표는 기업의 내공, 즉 경쟁력에 대해 “저희 동남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제조기술역량과 도전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대를 이어 사업을 이어가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가 우리 회사의 제조역량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으며 특히나 부친이신 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의 도전정신이 숱한 위기와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수기업의 공통점은 ‘시간이 쌓은 신뢰’다. 고객과 지역사회, 협력업체와의 관계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며 기업의 브랜드와 생존력을 높이고, 그러한 장수기업이 속한 지역도 낙수효과를 얻기도 한다.
이제는 장수기업을 정책으로 육성할 때다. 기업 하나가 100년을 지속하면, 한 도시의 역사도 바뀐다. 한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10년 뒤’가 아닌 ‘100년 뒤’를 내다보는 시선이 절실하다. 그런 면에서 ㈜동남사와 같이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100년 기업을 향한 발걸음에 응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금산에서 100년 기업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기업의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민 대표는 해당 주제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상생의 길은 지자체와 기업 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자체는 기업이 관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해 주고 기업 역시 이를 발판으로 회사를 성장시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러모로 더 많은 기회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남사 역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동남사는 대전시에서 창업하여 사업을 영위해 오다 사업규모 확장 등의 이유로 1993년 현재 위치인 금성특별농공단지를 분양받아 금산군에 정착하게 되었다.
금산은 전통적으로 유명한 인삼재배지역으로 인삼가공제품 등 지역 내 칼라박스 케이스 공급도 염두 한 부분이 있기도 했다. 그렇게 맺어진 금산과의 인연은 이제 100년 기업을 향한 여정과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 여정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Interview ㈜동남사-민병두 대표
Q. 금산군에서 기업하기 좋은 점은 무엇이며, 대표께 비치는 금산의 매력은
A.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품질의 외국인 노동인력을 품을 수 있는 부분과 정서적인 정감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 지역의 절대적 약점은 제조업체가 노동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어 눈치 보며 외국인 인력을 타 도시 등에서 어렵게 유입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류가 바뀌어 상대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원을 모집하고 운용하기가 과거에 비해 좋아졌습니다. 또한 군청 기업지원과 등 관련부서의 적극적인 행정참여 및 협조로 지자체와 기업이 더욱 가까이 있다고 느끼는 점입니다. 금산군은 인근 대도시인 대전시와 인접한 생활권이지만 자연이 아름답고 특유의 식품자원(인삼, 깻잎 등)을 보유한 정감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충남 금산군의 인지홍보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되어 인구소멸 문제에 정면 돌파하는 선도하는 지자체로 발돋움하면 좋겠습니다.
Q. 금산군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더욱 발전하기 위한 개선점이 있다면
A. 제가 생각하기에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요건은 자본과 인력이 풍부하고 친 기업적인 행정서비스와 인프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업에게 공급할 수 있는가를 지표화 하여 지속적인 변화관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지방 중소도시 대부분이 생산인구 감소세를 겪고 있으며, 우리 금산 지역 역시 인구소멸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외국인 노동자원을 대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금산군에서도 꽤 많은 외국인 노동인구가 유입되었는데 이들이 잠깐 일만 하러 거쳐가는 도시가 아닌 제2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주거 및 복지 등의 정책 강화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인근 외곽지역만 둘러보아도 폐가가 넘쳐나고 넓은 토지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개발 혹은 방치한 자원들이 많아 보입니다. 제 생각엔 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개발하여 관내 입주기업들에게 산업용지 제공 등 장기임대를 주거나 외국인 특화마을을 조성한다거나 하여 변화하고 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