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자 던진 화해의 손짓이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단호한 거절로 돌아왔다. 김 부부장은 2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의 접근은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오산”이라며 “우리는 남조선과의 어떠한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관계에도 흥미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일련의 행보에 사실상 ‘철문’을 내린 격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대북 방송·전단 금지 조치를 복원하고, 민간 교류를 위한 인도적 지원 확대를 언급하는 등 유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아 왔다. 특히 최근 청와대 고위 당국자가 “평양에 특사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까지 공개되며 남북 회담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김여정의 일축은 이러한 기대를 단칼에 끊어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단순한 국내용 경고 수준을 넘어 헌법적 질서 변경과 연동된 전략적 입장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6월, 북한은 자국 헌법을 개정해 남한을 “통일의 대상이 아닌, 영구한 적”으로 명시했다. 이는 체제 차원의 공식 노선을 전환한 상징이자, 대남 관계 전반을 ‘완전 단절’하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대북 제재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와 핵무기 선제사용법 개정 이후 점점 강경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올해 들어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등 균열된 다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접근은 오히려 전략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당장의 회담 추진보다는 ‘신뢰 회복 기반 마련’이라는 장기 플랜으로 노선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북측과의 대화를 위한 조건을 정비하는 시간”이라며 “공공외교, 민간 인도 지원 확대를 통한 간접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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