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막지 못한 ‘천안 더비’ 영웅들, 충남아산FC 선수단 진흙밭에서 땀 흘리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충남아산FC가 그라운드를 떠나 진흙밭으로 달려갔다.

선수단과 구단 직원 50여 명은 27일 아산시 염치읍 석정리 일대 침수 농가를 찾아 수해 복구 자원봉사에 나섰다. 한창 시즌 중인 K리그2 구단이 휴일을 반납한 채 구슬땀을 흘린 이유는 ‘지역의 상처’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16~19일 내린 집중호우로 아산에는 평균 388.8㎜, 최대 444㎜의 폭우가 쏟아졌다.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1 ,471건이 파손됐고, 421농가의 농작물 196ha가 물에 잠겼다. 현재도 500여 명이 임시대피소에서 귀가를 기다리고 있다.

염치읍 석정리는 비닐하우스가 찢겨나가고 토사가 뒤엉켜 ‘물 빠진 늪지’가 된 상태였다. 충남아산FC 선수들은 오전 8시부터 흙더미와 부유물을 퍼냈고, 파손된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며 복구 속도를 높였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30도 이상의 날씨였지만, 선수 누구도 쉼표를 찍지 않았다.

‘잔디가 아닌 진흙밭 위에서 흘린 땀방울’충남아산FC 선수단, 휴일 반납하고 수해 복구 위해 구슬땀 흘려


“경기장에서 흘리는 땀과는 무게가 달랐다.” 미드필더 박세직은 삽을 내려놓은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흘린 이 땀이 피해 주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무겁게 했으면 좋겠다.”

구단 프런트 역시 선수들과 같은 줄에 섰다. 이준일 대표이사는 “작은 힘이지만 지역사회와 고통을 나누는 것이 시민구단의 존재 이유”라며 “앞으로도 충남아산FC는 재난·재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구단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충남아산FC는 이번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피해 복구 지원 모금 캠페인 ▲홈경기 무료 초청 등 추가적인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다.

이날 땀방울을 말린 선수단은 8월 2일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전남드래곤즈와 K리그2 2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승점 3점보다 값진 ‘연대의 기억’을 안고 떠나는 원정길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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