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믿음기자] 낯선 땅에 뿌리내린 독립운동가 후손 고려인 어르신들의 마음에 조용히 스며든 따뜻한 이웃이 있다.
그들은 다름아닌 광주이주 고려인동포를 넓은 가슴으로 품어 준 광주 광산구 월곡2동 선주민들로 구성된 지역사회보장협의체(회장 정미정)로 지난 16일 고려인마을을 찾아 ‘외로움은 이제 그만’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독립운동가 후손 고려인 어르신들의 하루에 따뜻한 색감을 입혔다.
*광주 광산구 월곡2동 지사협이 지난 16일 고려인마을 거주 어르신 대상 힐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날 프로그램은 어르신 20여 명을 대상으로 손팽이 색칠 체험과 짜장면 나눔 봉사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붓을 쥔 어르신들의 손끝에는 고향을 떠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서로의 작품을 보여주며 웃음을 나누는 모습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정겨움으로 가득했다.
또한 점심으로 대접된 짜장면 한 그릇은 그리운 고향의 식탁을 떠올리게 했다. 따뜻한 음식과 함께 전해진 정성에 어르신들은 모처럼 환한 얼굴로 웃음을 터뜨렸고, 마을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이번 행사는 2024년 수립된 ‘마을복지건강계획’의 일환으로, 2025년과 2026년까지 이어지는 총 6회 연중 프로그램 중 두 번째 만남이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복지 실현을 목표로, 선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실험적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정미정 회장은 “정책보다 먼저 사람을 생각하는 복지를 실천하고 싶었다”며, “함께 살아가는 고려인 어르신들이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닌, 우리 마을의 따뜻한 이웃으로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고려인 어르신들은 조국을 그리워하며 평생을 살았던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다. 그런 어르신들을 향해 먼저 다가와 마음을 나누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귀한 시간이 되었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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