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대통령(사진_연합뉴스)

글 | 오운석 시사의창 전북본부장

최근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충격적인 발언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 모스크바를 공격할 수도 있냐”고 언급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국제 정세는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이 발언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러시아 외교 전략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더구나 이 발언은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단순한 설전 수준을 넘어선다.

미러 관계, 다시 ‘냉전의 언저리’로

트럼프의 이 발언은 미러 간 전략적 긴장을 한층 격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의 확전 방지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은 러시아의 핵전략을 자극할 수 있는 도발적 언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푸틴 정권은 이를 ‘미국 내 정치 리스크를 통한 위협’으로 간주할 공산이 크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어떤 지도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 세계 안보지형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혼선을 자신들의 입지 강화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며, 이는 유럽 전장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시험대

이번 발언은 미국과 가장 긴밀한 안보 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도 중대한 외교적 숙제를 던진다. 특히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발언’들과 과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등의 발언을 되짚어보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선택 가능한 카드처럼 흔들릴 수 있다는 위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핵 위협과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적극 강화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기존 협력구도 재검토 또는 재협상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일본 또한 자위권 확대와 방위력 증강 속에서 미국과의 공동전략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외교적 재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한국은 우크라이나 재건 및 인도주의적 지원에도 참여 의지를 밝혀왔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지원의 성격이 ‘공세적 군사개입’으로 오해받을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어, 외교적 입장 정리가 시급하다.

미 대선, 국제안보의 분수령

결국 이번 발언은 미국 내부 정치가 더 이상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을 다시금 입증한다. 2024년 미국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 이상의 함의를 가진다. 미국의 선택이 국제질서의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전 세계 외교안보 전략가들에게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미일 3국은 불확실한 외교 환경 속에서 다자협력의 틀을 더욱 공고히 하고, 미국 정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독자적 외교·안보 능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한국은 중견국 외교역량을 강화하고, 위기관리형 외교 전략을 다각도로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의 발언은 결국, 세계가 아직 냉전 이후 완전한 질서 재편에 성공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강대국 정치의 방향에 따라, 우리는 한순간에 새로운 위협의 한복판에 설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말했느냐’보다, 그 발언이 드러낸 국제정세의 속성과 파급력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준비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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