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비트코인이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1일 오후, 미국 달러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1만8000달러를 넘어섰고, 국내 원화 기준으로는 1억6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이로써 원화 기준 신고가 돌파까지는 약 1% 남짓 남은 상황이 됐다.
이날 오후 3시 1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는 비트코인이 24시간 전보다 6.23% 상승한 1억604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같은 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11만8131달러로, 6.15% 오른 수치를 나타냈다. 불과 몇 시간 후인 오후 3시 35분에는 최고가가 11만8403달러까지 상승해, 12만달러 돌파 가능성을 더욱 현실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역시 5개월 만에 400만원대를 다시 넘겼다. 오후 3시 현재 빗썸에서는 전일 대비 8.29% 오른 409만원에 거래되었고,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3016달러로 7.97% 상승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마냥 기쁜 소식만은 아니다. 비트코인 가격의 국내외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이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역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 33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역김치프리미엄은 -1.43% 수준이었다. 이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저렴하다는 뜻이다.
이번 신고가의 배경으로는 미국 정치권의 가상자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지목된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주를 ‘크립토 위크(Crypto Week)’로 지정하고,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된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등 다양한 가상자산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포브스는 “비트코인이 장중 11만6000달러를 넘으며 신고가를 경신한 배경에는 미국 정치권의 친(親)가상자산 입법 기대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달러 기준으로는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원화 기준 신고가에는 도달하지 못한 점은 시장 구조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현물 ETF 등을 통한 기관 자금의 유입이 활발한 반면, 국내는 여전히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어서 상승 동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원화 기준 비트코인 최고가는 지난 1월 20일의 1억6346만원이며, 이날 기록한 1억6040만원과는 아직 1.9% 차이가 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1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유지했다. 전일과 동일한 수치로, 투자 심리가 여전히 낙관적인 국면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을 의미하며, 현재 지표는 투자자들이 비교적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의 향후 방향성은 크립토 위크에 대한 정책 논의 결과와 함께, 12만달러라는 새로운 저항선 돌파 여부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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