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정원과 바다가 연결하는 일과 쉼의 공간’ 부안 워케이션 변산 오피스(부안군 제공)


[시사의 창=최진수 기자]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이 일과 쉼, 그리고 자연을 잇는 새로운 체류형 근무 방식 ‘부안 워케이션’을 지난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부안군은 “워케이션(Worcation: Work+Vacation)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 활성화 전략으로 채택, 지역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친 부안 워케이션은 총 92개 기업, 1,040명의 참가자를 유치하며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단순한 체류가 아닌 ‘지역에서 일하며 삶을 바꾸는 실험장’으로서 호평을 얻었고, 참가자 숙박 및 지역 소비로 약 7억 원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안군은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지난 6월부터 프로그램을 정식 운영에 들어갔으며, 한 달여 만에 26개 기업에서 340명이 다녀가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참가자 중 상당수는 반복 방문을 희망하고 있으며, 부안군은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체류형 전환과 부동산·정주 여건 개선 정책까지도 연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안형 워케이션, 무엇이 다른가?

부안 워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와 ‘철학’에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워케이션 센터는 두 곳이다. 줄포면에 위치한 줄포노을빛정원 워케이션센터는 생태정원과 산책로, 정적인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몰입과 회복’을 주제로 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변산면 해안에 위치한 변산비치선셋 워케이션센터는 서해안 낙조를 배경으로 한 개방형 오피스로, 창의적 기획 및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두 센터 모두 고속인터넷, 개별 오피스 데스크, 프린터, 화상회의실 등 업무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인근 숙박시설과의 연계, 주변 체험 프로그램의 맞춤 연동을 통해 ‘일만 하는 여행지’가 아닌 ‘살아보는 직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범 운영 당시엔 참가 대상이 일반 민간기업 재직자 및 프리랜서에 한정되었고, 평일에만 센터 이용이 가능했다. 또한 부안군민은 참가가 제한돼 지역민과의 괴리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식 운영 이후부터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기관, 공무원, 전국 모든 기업체로 참가 범위를 넓혔고, 센터 운영일도 주 6일(월~토요일)로 확대됐다.

특히 지역민들의 이용 기회도 열렸다. 부안군민이 재직증명서나 사업자등록증만 제출하면 주중(평일) 센터 이용이 가능해졌고, 일부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군민 할인도 적용되는 등 주민 체감형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지인 유치가 아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체류 정책’이라는 부안군의 기조를 잘 보여준다.

사진 - ‘정원과 바다가 연결하는 일과 쉼의 공간’ 부안 워케이션 줄포 오피스(부안군 제공)


중앙부처와 언론도 ‘주목’… 정부청사·지상파 다큐멘터리 통한 전국 홍보

부안 워케이션은 행정안전부 주관 중앙부처 공무원 워케이션 프로그램의 대표사례로도 포함돼 현재 세종·대전 정부청사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세종중앙청사 엘리베이터 DS광고는 물론, 청사 내 워케이션 홍보물 비치, 대면 브리핑 등이 이뤄졌고, KBS <다큐온>, 전주MBC <쉬엄, 쉬업>, KBS전주 <투데이 전북> 등의 방송을 통해 전국 단위로 부안 워케이션의 우수성이 소개되며 파급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부안군은 단순 광고를 넘어 실제 정책 수요자를 겨냥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직접 경험한 사람의 입소문이 최고의 홍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체류 그 이상, ‘경험 중심 워케이션’으로

참가자는 단순히 사무 공간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부안의 자연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도예 체험, 천체 관측, 비치요가 & 다도, 승마 체험 등 지역 고유 자원을 활용한 ‘맞춤형 연계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일정에 따라 신청이 가능하며, 각 센터 관리자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개인 또는 그룹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부안군은 이러한 문화·체험 요소가 참가자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지역 상권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워케이션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군민과 외지인의 공존… “관계인구 정책의 대표 모델로”

부안군은 이번 워케이션 정책이 단기적 체험 관광을 넘어 ‘관계인구(關係人口)’ 확대를 위한 실험장이라고 보고 있다. 정주 인구의 감소가 불가피한 시대, 외지인이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물며 일하고 소비하는 이른바 ‘생활형 체류’가 지방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부안은 생태·문화·관광이 조화된 최적의 입지를 바탕으로 ‘전국 1등 체류 모델’에 도전하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부안 워케이션은 단순한 ‘일터 제공’이 아니라, 일과 쉼, 관계와 전환의 경험을 제공하는 입체적인 체류 모델”이라며 “공무원, 기업인, 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군과 연계해 더욱 많은 이들이 부안에서 ‘두 번째 일상’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중심의 적극행정으로 참여자 피드백을 지속 반영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개선을 통해 워케이션이 지역 경제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사의 창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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