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서울이 지난 8일 오후 3시 37.7℃를 찍으며 1908년 관측 이래 7월 상순 최고 기온 기록을 86년 만에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939년 7월 9일의 36.8℃다. 서울 전역엔 나흘째 폭염경보가 발효됐고, 체감온도는 연일 39℃ 안팎을 맴돈다.
이번 수치는 2018년 8월 1일 역대 최고치 39.6℃에는 못 미치지만, “여름 초입”이라는 시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이다. 전국 평균기온도 7월 1~7일 28.1℃로 1973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열대야 역시 서울에서만 9일 연속 발생하며 시민들의 밤잠을 앗아가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가 지난 3일 남부에서 조기 종료된 뒤 북태평양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북서쪽까지 확장돼 ‘열돔(heat dome)’을 형성했다고 분석한다. 대기가 내려앉으며 복사열이 축적되고, 서해안에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가 수도권 상공에 갇혀 고온 현상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사흘 내내 한낮 기온이 38℃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강수 가능성은 16일 전후 수도권·강원 영서에 5~20㎜ 내외 소나기가 예보된 것이 전부라 “비가 내려야 더위가 꺾인다”는 속설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다.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건강 피해도 급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월 15일~7월 초순 전국 응급실에 실려 간 온열질환자는 6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었고, 사망자는 5명이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을 차지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정오~오후 5시 야외활동 자제 ▲물은 갈증 느끼기 전에 30분 간격으로 한 컵씩 섭취 ▲카페인‧알코올 음료 최소화 ▲시원한 실내(냉방시설 없으면 공공 ‘쿨링센터’ 활용) 체류 ▲야외 작업 시 2인 1조 휴식‧음수 규칙 준수 ▲어린이‧노약자‧반려동물 차량 방치 금지 등을 필수 수칙으로 제시한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여름 서태평양 해수면이 평년보다 1℃ 이상 높고, 엘니뇨 종료 후 라니냐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대기가 불안정해져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번갈아 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7월이 이 정도면 8월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기상·보건 당국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폭염은 더 길고 강하게 재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폭염 #서울기온 #기상청예보 #열돔 #건강관리 #온열질환 #기후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