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중학교 성교육, 강의는 그만…이젠 직접 체험한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하동젠더폭력피해상담소가 최근 하동중학교에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실습형 성문화 교육을 진행하며 성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이론 전달을 넘어서,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고민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상담소는 하동중학교와의 협업 아래, 각 반을 순환하는 7개의 부스를 설치해 ‘이동형 체험 교육’을 실시했다. 청소년기의 발달 특성과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고려한 접근 방식으로, 기존의 일방적 강의식 성교육과 뚜렷한 차별성을 보였다.
학생들은 ‘성 인권’, ‘사춘기 몸의 변화’, ‘사회 속 성문화’, ‘성폭력 통념 깨기’, ‘불법카메라 체험’, ‘성인지 감수성 향상’, ‘임신과 출생’ 등 주제를 가진 부스를 돌며 다양한 성 관련 이슈를 접했다. 특히 성 인권 부스에서는 자신을 존중하고 경계를 설정하는 법을 익혔고, 사춘기의 신체 변화에 대한 올바른 정보도 함께 배웠다.
성 상품화와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비판, 성매매 현실 등 사회 속 성문화를 짚은 부스는 청소년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더불어 불법촬영 위험 지역을 파악하고 영상 유포의 법적 책임을 배운 ‘불법카메라 체험’ 부스 역시 실질적인 경각심을 심어줬다.
학생들은 직접 만져보고, 선택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수동적인 듣기에서 벗어나 성에 대한 인식을 주체적으로 정립하는 계기를 가졌다. 성인지 감수성과 자기 결정권 훈련을 통해 ‘성은 나의 권리이며 책임’이라는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현장에서 강의를 맡은 전문가는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와 공감”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과정에서 젠더폭력의 본질과 예방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워갔다”고 말했다.
하동중학교장도 “형식적인 성교육이 아닌 체험형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더 진지하게 성 문제를 받아들이고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전달식 교육을 벗어나 ‘성’을 둘러싼 현실 문제를 깊이 체험하고 질문하며 고민할 수 있게 만든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참가 학생들 사이에선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재밌고 실감났다”, “성적 자기 결정권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하동젠더폭력피해상담소는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성교육과 젠더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원희경 기자 chang-m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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