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고흥군청 공무원들의 지역민들을 대하는 마인드가 바뀌었다. 특히 기업인들은 군수와의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해졌고, 군청 공무원들은 관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에 더욱 귀 기울이며 해결책 마련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게 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번 지방경제 전남 고흥군 편 특집 취재 과정에서 만난 영농조합법인 엔자임팜 김주호 대표는 인터뷰에서 “고흥군은 어느 지자체보다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공무원들이 많이 있다. 우리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기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기도 하다. 좋은 제품만 만들면 판매를 군에서 해주니 이보다 좋은 것은 없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기업인의 입장에서 이렇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는 고흥군이라는 든든한 우산이 있으니 기업은 거친 비바람을 피해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렇게 성장한 기업은 반드시 어떠한 방법으로든 지자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시사의창 2025년 7월호=정용일 기자] 지역발전을 이끄는 데 있어 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의 역할을 굳이 조목조목 설명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그들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한 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앞서 언급했듯이 먼저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한다. 지역에 굳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없다 해도 지역에서 바르게 성장한 향토기업들이 든든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를 떠나 지역에 소재한 여러 중소기업들의 역할도 만만치 않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역 내 여러 중소기업들의 경영자들은 자치단체장 및 관계부서 공무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자가 이번 지방경제 취재 차 방문한 전남 고흥군이 그러했고, 취재 과정에서 방문했던 영농조합법인 엔자임팜 김주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군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관내 기업인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고흥군 지방경제 특집 취재를 진행하면서 기자에게 유독 기억에 남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그중 영농조합법인 엔자임팜의 김주호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면서 셀 수도 없이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봤지만 이렇게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모습의 기업인을 만난 적은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역시 이래서 고흥인가 보다.
회사 앞에 도착했을 때 운전석 옆에 서 있던 사람이 서울에서 통화했던 김 대표라고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허름한 작업복 차림에 볼 빨간 시골 총각의 모습을 보고 누가 이번 특집 인터뷰에 참여한 기업의 대표라고 생각이나 했겠냐 말이다.
그렇게 김 대표의 첫인상은 참으로 편안하고 재미있고, 유쾌했다.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무면서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그러한 느낌과 분위기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기자에게는 참 신선하고 수수하고 담백한 인터뷰였다.
그럼 엔자임팜은 어떤 회사인지 한번 들여다보자. 회사의 브랜드명은 ‘아빠랑’이다. 브랜드 이름이 말해주듯 딸의 아토피로 인해 설탕을 넣지 않고 단맛을 낼 수 있는 걸 찾다가 그 방법을 알게 된 김 대표는 해당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브랜드명을 고민하다 지금의 ‘아빠랑’이 탄생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한국에는 조청이라는 것이 있다. 조청을 아이디어 삼아서 5개의 곡물을 영양학적으로 배합하여, 13시간 발효시켜, 설탕을 빼고, 단맛을 낼 수 있는 곡물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를 넣어 흐름성과 맛을 개선한 곡물당을 만들고 있으며, 곡물당을 활용해 과일과 혼합하여 잼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과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계기는 아토피를 앓고 있던 딸을 위함이었다. 당연히 부모의 마음으로 정성 가득함이 제품과 브랜드에 녹아들었다.
김 대표는 경쟁력에 대해 “아토피가 심했던 딸을 계기로 좋은 원료로 첨가제를 넣지 않고 모든 제품을 만들고 있다.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아빠랑’이란 브랜드 자체가 가장 큰 경쟁력 인듯하다”고 말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가 고흥에 둥지를 틀게 된 이유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딸의 아토피가 심해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아토피는 자연환경을 통해 이겨 낼 수 있기 때문에 공기 좋고 물 좋은 고흥이라는 곳은 그에게 최선의 선택지였으며, 그때의 선택은 김 대표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Interview 영농조합법인 엔자임팜-김주호 대표
Q. 대표께 비치는 고흥은 어떤 매력의 도시이며,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지인 분들께서 고흥으로 여행을 가는데 어디로 갈지 추천을 해달라는 문의가 많습니다. 너무 힘든 부탁입니다. 고흥은 논과 밭, 그리고 바다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4계절 내내 자연이 바뀌어 어디를 가더라도 편안함과 힐링 그 자체입니다. 어느 특정 장소를 추천하기보다는 고흥 자체가 명소이자 힐링입니다. 또한 우리 고흥은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는 곳입니다. 아울러 지역 공동체의 따뜻한 정과 상생의 가치가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서, 그 품격과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곳이 고흥이라고 자부합니다. 빠듯한 일정에 쫓기듯 수박 겉핥기식 여행이 아닌, 좀 더 여유를 갖고 우리 고흥에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고흥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바라는 점이라면, 현재 고흥군은 고흥몰이라는 온라인 판매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농사만 잘 지으면 판매는 고흥에서 책임지고 있으니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고 봅니다. 국내 판매가 잘되고 있으니 이제는 해외 판매를 개척하여 청정 환경에서 나는 고흥의 훌륭한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전 세계인이 먹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해외 판촉행사가 필요할듯합니다. ‘메이드인 고흥’의 품질이야말로 말이 필요 없으니 해외 판로만 잘 개척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