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22년 9월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으며, 입법 취지는 고향에 기부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기부 제도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상한액도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되었고, 이는 전국의 향우회원들에게 그들의 고향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고흥군 지방경제 특집 인터뷰과정에서 만난 ㈜닥터웰 김병숙 대표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제게 참 의미 있는 제도였다. 고흥은 저에게 많은 추억과 경험을 안겨준 고장이기 때문에 언젠가 고향을 위해 뭔가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늘 마음속에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제도를 알게 되었고 단순히 마음으로만 품던 고향에 대한 애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라고 느껴 참여하게 되었다. 기부금이 지역의 발전 사업이나 복지 분야에 직접 활용된다는 점이 매우 좋았으며,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작은 정성이 모이면 분명히 지역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단발성보다 꾸준히, 가능한 선에서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흥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사의창 2025년 7월호=정용일 기자]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짙은 사랑과 애틋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고향발전을 위해 무언가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참여하는 기부행렬만 보아도 그들의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만난 김병숙 대표 역시 그의 고향 고흥을 향한 사랑만큼은 아무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현재 재경고흥군향우회 수석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닥터웰의 김병숙 대표는 전화통화로 기자가 고흥군 지방경제 특집 취재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고흥군민을 대표해, 향우회원들을 대표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의 고향 고흥에 대한 이야기를 쉼 없이 쏟아냈다. 그 전화통화 한 번 만으로도 고향을 얼마나 애틋하게 여기고 사랑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김 대표가 운영하는 ㈜닥터웰의 본사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만난 그는 역시나 고향 고흥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출향인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고흥은 자연도 아름답고, 사람도 따뜻한 정말 정이 많은 고장입니다. 바다와 산, 섬과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은 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죠”라며 고흥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특히 고흥의 유자는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당시엔 ‘대학 보낼 수 있는 나무’라고 할 정도로 농가 소득에 큰 역할을 했다는 김 대표는 “지금은 고흥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되었고요. 또 고택이나 향교 같은 문화유산도 고즈넉한 매력이 있고, 축제나 특산물도 지역의 색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흥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들이라 강조한 그는 “진심 어린 인사, 정겨운 말투, 이런 따뜻함이 고흥을 늘 그리운 고향으로 남게 한다”고도 말했다.
김 대표의 기억 속 고향 고흥과 변화해 가는 고흥의 모습을 보면서 김 대표는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해졌다. 해당 질문에 “고흥은 정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고장이었다. 제가 어릴 적 고흥은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동네였다. 삶의 속도도 지금보다 한결 느긋했고 사람들 간의 관계도 참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는 김 대표.
하지만 지금은 나로우주센터 같은 첨단 시설이 들어서면서 고흥이 우주 산업의 전초기지로 불릴 만큼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며, 해양 자원을 활용한 산업도 활발해지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경제가 새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면서 예전에는 정말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들이라 말했다. 그는 “물론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고흥은 여전히 자신만의 색을 지켜가고 있다는 게 저는 참 고맙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겉모습은 바뀌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정체성과 문화를 지켜가려는 모습은 여전하다”며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가는 모습이 고흥이 가진 가장 고유한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병숙 대표는 현재 재경고흥군향우회 수석부회장으로서 향우회에 대해 “재경고흥군향우회는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서 생활하고 있는 고흥 출신 분들이 서로를 연결하고 고향과의 유대를 이어가는 큰 울타리 같은 조직이다. 단순한 친목 모임을 넘어서 장학사업이나 지역 사회에 대한 기부, 문화행사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300명 규모로 고향을 방문해 워크숍과 순례를 진행하고 고향사랑기부제에도 2억 5천만원을 기탁하는 등 실질적인 기여도 하고 있다. 저는 수석부회장으로서 이러한 활동이 더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닥터웰은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도와주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서 전동 마사지기,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제품을 다루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이다. 김 대표는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일상에 편안함과 회복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품질, 디자인,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신뢰’로 승부를 보고 있다”고 간략히 소개했다.
이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믿고 쓸 수 있다’는 말을 해줄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 말하는 김 대표는 “단기적인 판매보다는,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건강한 일상에 꼭 필요한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주)닥터웰 김병숙 대표[재경고흥군향우회 수석부회장]
출향인 Interview ㈜닥터웰-김병숙 대표[재경고흥군향우회 수석부회장]
Q. 지자체에 바라는 점 및 고흥군민 또는 전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고흥은 정말 많은 가능성을 지닌 지역입니다. 자연환경도 훌륭하고, 농수산물이나 관광자원도 풍부하죠. 다만 젊은 인구가 머물기엔 현실적인 조건들이 부족한 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교육, 일자리, 주거환경 같은 기초적인 부분이 개선되어야 고흥이 단순한 귀향지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갈 수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이나 창업 희망자들이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좀 더 구체화되면 좋겠습니다. 행정적인 유연성과 중장기적인 전략이 함께 맞물려야 고흥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이라는 건 단지 과거를 떠올리는 추억의 장소가 아니라, 함께 가꿔야 할 미래의 터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고흥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저는 그곳에서 받은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되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향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건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고 그것이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에 향우회와 함께 고향을 찾고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지역을 지키고 되살리는 일은 행정만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지역을 아끼는 사람들의 손길과 관심이 모여야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고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책임 있게 참여하고 함께 길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