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국민의힘이 2일 혁신위원장에 4선 중진 안철수를 앉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낡은 관행을 벗고 당을 새로 짜겠다”며 안 의원을 혁신 사령탑으로 소개했다.
송 위원장은 “의사‧교수‧IT CEO를 거친 경력이 과감한 개혁에 걸맞다”고 강조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셀프 혁신’ 쇼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안 의원이 2012년 대선,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굵직한 국면마다 ‘후보 단일화’ 명분으로 물러났고, 국민의당·바른미래당·국민의힘을 오가며 합당과 탈당을 반복해 온 전력 탓이다. “또 철수하지 않겠느냐”는 냉소가 여전하다.
혁신위가 맡을 과제는 촘촘하다. 공천 룰 손질, 당 윤리 기준 강화, 청년·수도권 인재 영입 등 ‘총선 참패’ 반성문을 정책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위원장부터가 친윤·비윤 계파 갈등의 끈이었던 인물인 만큼, 당내 통합을 이끌 돌파력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여의도 정치권은 “혁신위가 개혁 깃발을 세우는 순간부터 계파 싸움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민의힘은 2023년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혁신위 시즌2’가 출범했지만, 공천 룰을 둘러싼 내홍 끝에 권고안 상당수가 휴짓조각이 됐다. 이번 혁신위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전국구 혁신 리필’이라는 조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구호가 현장에서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혁신 의지보다 인물 풀이 고갈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결국 안철수의 임무는 ‘철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 혁신을 실체로 증명하는 일이다. 혁신위가 실효적 변화를 제도화하지 못하면, 이번 인선은 또 한 번의 정치적 이벤트로 기록될 위험이 있다. 국민의힘이 과거를 털고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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