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에 올해 첫 열대야가 찾아오며 시민들의 밤잠을 앗아가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열대야와 폭염이 동시에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시사의창=송상교 기자]광주·전남 지역에 올해 첫 열대야가 찾아오며 시민들의 밤잠을 앗아가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열대야와 폭염이 동시에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27일 밤 광주의 최저기온은 26.1도까지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넘어섰다. 목포와 순천 등 전남권 도시들도 밤새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불쾌지수가 급상승했다. 특히 광주 도심은 ‘열섬 현상’까지 겹치며 체감온도는 28도에 육박했다.

직장인 김oo 씨(38·광주 북구)는 “에어컨이 꺼지면 바로 잠이 깨고, 새벽까지 더위에 뒤척였다”며 “불면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광주 시내 주요 병원에는 무더위로 인한 탈수, 두통, 혈압 상승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관계자는 “열대야가 반복되면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 위험하다”며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올해 광주·전남 지역의 열대야 발생 일수가 예년 평균보다 1.5배가량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광역시의 대응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냉방이 가능한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하고 야간에는 이용이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폭염 대응 매뉴얼에 따라 무더위 쉼터 운영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열대야의 일상화를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태형 전남대학교 환경과학부 교수는 “광주와 같은 내륙 도시는 특히 열섬 영향이 크다”며 “냉방시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도시 녹지 확대, 고온 대응형 건축기준 강화 등 장기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열대야는 광주·전남 지역의 기후 적응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단기적인 더위 대책을 넘어서 기후위기 대응 도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상교 기자 sklove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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