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을 맞는 한미동맹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미국 상원이 26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한국을 “인도-태평양 평화·안보·무역·민주 가치의 린치핀(linchpin)”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기념하면서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와 상호 방위 의무를 재확인했고, 특히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역내 안보·경제 공조의 확대를 명시했다.

결의안은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이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을 가능케 했다”고 평가하면서, 한-미 상호방위조약(1953)의 핵심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역내 안정과 세계 번영에 기여해 왔다”고 명시해, 공급망·첨단기술·핵심광물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알래스카 주의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며, 한국전의 교훈은 오늘날에도 똑같이 중요하다”며 “동맹과 함께 완전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의원은 “한국은 미국이 신뢰하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결의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에 정치적 추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미 의회가 중국의 군사·경제적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다자 협력의 핵심축으로 한국을 공인한 셈이어서, 향후 한-미·한-미-일 연합훈련,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협약,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협상 등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 상원이 동맹 75주년을 계기로 ‘린치핀’이라는 표현을 재확인한 것은, 중국·북한 변수 속에서 한국의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다만 중·러와의 외교 균형,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 대선 이후 정책 연속성 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외교부는 “결의안 채택을 환영하며,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평화·번영의 핵심축 역할을 계속 수행하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역시 “확장억제 강화와 첨단연합전력 증강을 통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번 결의안은 하원 통과 절차와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없이도 상원 차원의 정책 메시지로 효력을 가지지만, 주한미군 주둔·핵우산 공약 등 실질 방위 공약 이행에 대한 의회 감시·예산 승인을 뒷받침하게 된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한미동맹 #인도태평양 #미상원결의안 #린치핀 #중국견제 #한국전75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