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아트위캔 K-Culture Concert 포스터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한복판에서 장애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 공연단은 25일,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기념해 TBB 리타이 코눅에비 호텔에서 국제문화교류공연을 열며 한-튀르키예 우정을 음악으로 새겼다.

무대에 오르기 전, 공연단은 앙카라 한국공원에서 순국 장병 추모비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는 1만5천여 명의 장병을 파병했고 741명이 전사하는 등 큰 희생을 치렀다. 참전용사와 가족 앞에 선 연주자들은 “당신들의 헌신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는 마음을 노래로 대신했다.

주튀르키예한국문화원 K-Culture Concert에서 공연하는 펠리체보체 남성중창단


하이라이트는 펠리체보체 남성중창단이 부른 튀르키예 국민가요 ‘우스크다라(Üsküdara)’. 이스탄불 아시아 쪽 우스크다르 지구로 가는 여정을 그린 이 곡은 터키 전역에서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민요다. 한국어 가사가 섞인 편곡으로 관객과 한목소리를 이뤄, 공연장은 박수와 환호로 들끓었다.

이어진 <K-Culture Concert>에서는 클라리넷 연주자 김주현의 모차르트 협주곡이 고전의 숨결을 전했고, ‘푸니쿨리 푸니쿨라’부터 ‘내 나라 내 겨레’, ‘Stein Song’까지 국적을 넘나드는 명곡이 릴레이됐다. 팝밴드 그랑그랑은 드럼과 색소폰을 앞세워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현지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생존 참전용사 하산 엘마(92)는 “75년 전 전장에서 손을 맞잡았던 한국인 형제들의 숨결이 다시 느껴졌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전승철 주튀르키예한국문화원장은 “예술이 국경을 지우고 마음을 잇는 장면을 목격했다”라며 향후 장애예술 교류 확대를 예고했다.

아트위캔 이진영 지도교수는 “전쟁의 상흔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평화를 기리는 것 모두 예술의 몫”이라며 “앞으로도 한-튀르키예가 함께 부를 노래를 계속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트위캔은 올 하반기 이스탄불과 부산을 잇는 ‘평화 콘서트 투어’를 준비 중이다. 음악으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장애예술인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겠다는 포부가 앙카라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한반도와 아나톨리아를 잇는 선율은 75년 전 그날처럼 힘있게 흐르고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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