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골프장에서 발급한 샷이글 인증서를 받고 기뻐하는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사진_본인제공)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경기 군포 안양컨트리클럽 15번 홀(파4)에서 노장의 ‘한 방’이 터졌다.

권노갑(95)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24일 약 125야드 남은 두 번째 샷을 7번 유틸리티로 때려 그대로 홀컵에 집어넣는 ‘샷 이글’을 완성했다.

이날 권 이사장은 버디 5개, 보기 2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홀인원이 될 뻔한 파3도 여러 곳이었다”는 그의 말처럼 공은 온종일 그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권 이사장이 골프채를 처음 잡은 때는 60대 초반. 이후 주 2~3회 라운드를 이어오며 체력 관리를 병행해 왔다. 권투·농구·유도까지 섭렵한 ‘운동광’답게 90대 중반에도 스윙 스피드는 식을 줄 몰랐다. 국내 언론에 기록된 90대 중반 골퍼의 샷 이글 사례는 드물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80대 초반이 ‘더블 이글(알바트로스)’을 낚은 기록이 최고령 사례로 남아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멈추지 않는다. 여고 영어교사 출신인 그는 2013년 한국외대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딴 뒤, 2023년 영문학 박사 과정에 입문해 이번 학기 수료를 마쳤다. “논문만 완성하면 박사 학위가 눈앞”이라는 그는 “공부하는 재미가 여전히 크다”고 웃었다.

정치권에서 ‘동교동계 좌장’으로 통했던 권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서관·특별보좌역·비서실장으로 보필했고, 13·14·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역임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노구(老軀)에도 필드를 누비고 강단에 서는 그의 행보는 “나이는 숫자”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권노갑은 “운동도 공부도 계속해야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노익장의 도전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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